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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로22] '의대 증원' 의료계에 손 내민 尹…전제는 '합리적 대안 제시'

기사등록 : 2024-04-0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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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1일 의료개혁 대국민담화
"의사 더 필요...집단행동 중단해달라"
"합리적 방안 가져와달라...정책 바뀔 수 있는 것"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하며 50일 넘게 집단행동을 이어가고 있는 전공의 등 의료계에 대해 협상 의지가 있음을 내비쳤다.

다만 정부가 추진 중인 2000명은 꼼꼼히 계산해 산출한 최소 규모로 의료계와 논의를 거친 규모라며 의료계에 합리적인 근거에 기반한 대안을 제시할 것을 전제로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의대증원·의료개혁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4.04.01 photo@newspim.com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의사가 더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을 향해서는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돌아와 달라"고 촉구했고, 국민들을 향해서는 "정부가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을 반드시 완수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2000명 증원은 정부가 꼼꼼히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는 점, 2022년 5월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의료계와 의사 증원 논의를 계속했다는 점, 2000명 증원에도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공의들의 복귀를 당부했다.

이날 대국민담화에 대해 의료계는 정부의 '2000명 증원' 입장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며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분위기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말한 내용에 대해 하나하나 예를 들어서 반박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담화문에 담긴 여러 내용은 기존에 자료를 들어 반박한 것을 그대로 나열했다. 추가 반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2000명 증원도 마찬가지로 테이블에 놓고 얘기가 가능해야 한다"며 "그러나 필수의료패키지 첫 페이지 첫줄에 2000명 증원 얘기가 있다. 첫 줄부터 진행이 안 되니 뒤 내용도 논의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국민담화의 본질이 '의대 2000명 증원 고수'가 아닌 국민 생명을 볼모로 한 집단행동을 우선 중단하고 정부의 과학적 근거에 따른 판단에 대한 의료계의 '합리적 대안 제시 요청'에 있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1일 오전 서울역을 찾은 시민들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한 '의대 증원·의료 개혁,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윤석열 대통령의 1시간 가량의 대국민 담화 TV를 시청하고 있다. 2024.04.01 yym58@newspim.com

윤 대통령도 담화문에서 "의료계가 증원 규모를 2000명에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려면 집단행동이 아니라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시해야 마땅하다"며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정책은 늘 열려있는 법이다.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가 제시된다면 정부 정책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제대로 된 논리와 근거 없이 힘으로 부딪혀서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시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단체는 하루라도 빨리 정부와 테이블에 앉아 무엇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한 길인지 논의에 나서야 한다"며 "저는 의료개혁을 위한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 설치를 이미 제안한 바 있다. 또 국민, 의료계, 정부가 참여하는 의료개혁을 위한 사회적 협의체 구성도 좋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50분이 넘는 시간을 할애해 직접 의료개혁의 필요성과 그를 위한 의대 정원 증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의료계가 뜻을 모아 합리적 대안을 제시한다면 2000명 규모까지도 협상할 수 있다는 의중을 내비치며 우선 공은 의료계로 넘어간 모양새다.

다만 의료계에서 '2000명 증원' 확정 자체를 먼저 백지화할 것을 대화의 조건으로 내걸며 양측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전공의, 전문의, 의대 교수, 개원의 등 다양한 이해관계로 얽힌 의료계가 하나의 대안을 만들어 올 수 있을지 여부와 윤 대통령이 언급한 합리적 근거에서 합리적 '수준'에 대한 양측의 동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가 변수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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