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실하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오는 6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일시 50% 밑으로 내려가는 등 채권 시장 내 피벗(정책 전환) 기대가 후퇴 중이라고 1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이 지적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날 경기 확장 국면을 가리킨 제조업 지표 발표 이후 스왑 계약에 반영된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폭은 65bp(1bp=0.01%p) 밑으로 내려왔다. 연준이 예고한 3차례 금리 인하(총 75bp) 전망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11차례 금리 인상으로 올해 미 경제 성장세가 대폭 둔화할 것이란 전망에 연초만 해도 올해 예상 인하 폭은 150bp를 넘어섰는데 현재 전망은 빠르게 후퇴한 상태다.
앞서 전미구매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3으로 2월 47.8보다 상승, 지난 2022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블룸버그] |
PMI는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미만이면 위축을 나타내는데 직전 달까지 16개월 연속 위축세를 나타냈던 제조업 경기가 예상을 깨고 확장 전환하자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느긋한 연준에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추가 근거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강력한 제조업 지표에 채권 금리는 뛰었다. 1일 벤치마크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2.7bp 상승한 4.321%를 나타냈고, 단기물인 2년물 금리도 9.6bp 상승한 4.716%를 기록했다.
부활절 연휴로 뉴욕 금융시장이 문을 닫은 지난 금요일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월비 2.8% 올라 여전히 목표치 2%와 차이를 보였고, 뒤이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 역시 채권 금리 상승에 일조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금요일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과 인터뷰에서 "현재 경제 성장세가 강하고 인플레이션이 내리고 있기 때문에 결정은 (금리 인하 개시)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면서 경제가 강력하기 때문에 더 큰 확신을 가질 시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메리벳 증권의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인 그레고리 파라넬로는 이번 PMI 지표가 지난주 연준이 금리 인하에 인내심을 가질 것이란 내러티브에 힘을 더했다면서, 채권시장은 이를 "고금리 장기화"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경제 지표가 올해 예상 금리 인하 시점을 미루거나 인하 횟수를 줄여야 할 수도 있음을 뜻한다고 말해 파월 의장보다 더 매파적 스탠스를 보였다.
이를 두고 브랜디와인 글로벌 투자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 잭 매킨타이어는 "파월과 월러 모두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자사는 추후 경기 지표가 약화될 가능성을 고려해 채권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오는 6월 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56.3%로 보고 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