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연일 재판에 불출석하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선 송 대표의 이 같은 태도가 재판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 대표와 송 대표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사건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4·10 총선 이후인 15일로 공판기일을 연기하면서, 또 불출석시 궐석 재판을 하거나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궐석 재판은 당사자 한쪽이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재판이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민주당 돈봉투 사건 관련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 하고 있다. 2023.12.08 leemario@newspim.com |
재판부는 "변호인이 불출석하는 상황은 상상을 안 해봤다"며 "재판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시뮬레이션하고 들어오는데 피고인 측에서 한 명도 안 나오는 바람에 엉망이 돼 버렸다"고 질책했다.
앞서 송 대표는 전날 "보석 청구 기각으로 참정권을 침해당했다"며 단식 돌입과 함께 재판 거부를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일에도 재판에 불출석했다.
검찰은 "보통 국민은 상상할 수 없는 특권을 마치 맡겨둔 물건을 돌려달라는 듯이 요구하는 것은 5선 국회의원과 집권여당 당대표를 역임한 분이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송 대표는 4일 총선용 방송 연설을 '옥중 녹화'하게 해 달라고 법무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재판은 출석하지 않으면서 연설은 준비해야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법무부의 결정이 주목된다.
법조계에서도 피고인의 이같은 불출석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반응이 나오며, 이같은 행동이 형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검찰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서 실제 저런 경우를 보지 못했다. 증인 신문 등도 진행해야 할 텐데 재판부도 답답할 것"이라며 "(형량에) 안 좋게 미칠 것 같다. 법을 아는 분이 저러니 더 보기 안 좋다"고 지적했다.
판사 출신 문유진 변호사(법무법인 판심)도 "피고인이 재판에 계속적으로 불출석한다면 국가의 사법절차를 지킬 의사가 없다고 본다"며 "만약 유죄로 인정될 경우 재판부가 재범의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형사소송법 제 277조 2항에 따르면 구속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될 때는 피고인 출석 없이 공판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이 같은 규정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피고인이 출석 거부시 재판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장이 피고인이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판단한다면 형량에 불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allpas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