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대통령실이 내년 연구개발(R&D)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결정하자 대덕연구단지가 있는 대전시는 환호의 분위기다.
당초 예상보다 반전의 결과가 나오자 이장우 대전시장의 정치력이 큰 몫을 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사실 이 시장은 평소 대통령실뿐만 아니라 중앙 정계 구석구석까지 발이 넓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 [사진=뉴스핌DB] |
3일 박성욱 과학기술수석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R&D 예산을 대폭 증액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박 수석은 "윤 대통령이 AI·첨단바이오·퀀텀 등 3대 게임체인저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면서 "관련 R&D 예산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증액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 그간 R&D 예산에 갈증을 느끼던 과학계가 반색하는 가운데 대덕연구단지에서는 이제 과학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대전 지역 정가에서는 예산 증액에 이장우 대전시장의 정치력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과학도시'의 수장이면서도 동시에 정부 기조에 발맞춰야 하는 '여당' 광역단체장의 입장을 이장우 시장이 지혜롭게 돌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실제 R&D 예산 삭감 파장이 지역 정계로 퍼지기 시작한 지난해 이장우 시장은 정부와 과학기술계 입장에 중간 다리 역할을 수행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해 9월 26일 대전시청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서대전IC 구간 개선' 관련 브리핑에서 이 시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R&D 예산 감액은 국가전략산업에는 R&D 예산을 대폭 늘리고 효과가 미비한 것은 정리하겠다는 의미"라면서도 "다만 지역 과학기술계의 현장 목소리를 부처에 잘 전달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사실 이 시장은 역대 시장 중 대덕특구출연연과 깊은 스킨십을 맺고 있다. 민선8기 출범 직후부터 출연연을 매월 방문하며 과학기술계 목소리와 지역 산업과의 유기적인 협력안을 함께 구상하는 등 소통관계에 있다.
이와 동시에 중앙정부와 거침없는 소통에 나설 정도의 역량을 가지고 있다. 그는 오랫동안 정계에서 활동해온 만큼 부처 장관급과 수시로 접촉하거나 전화로 소통하며 지역 현안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이 시장은 당선 직후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핫라인'을 확보하고 있을 만큼 가까운 관계를 보이고 있는데, 실제 방위사업청 대전 이전, 호남고속도로 지하화, 대전교도소 이전 등 막대한 지역 현안을 윤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해 성과를 얻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R&D 예산 대폭 편성 계획에 이장우 시장의 영향이 어느정도 있지 않겠는가라는 짐작이 흘러나온다. 특히 이 시장이 추진 중인 각종 사업들이 대덕특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만큼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지역 정치인은 "'과학도시'를 표방하는 대전시의 수장으로서 이 시장이 막연히 손 놓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다만 정치적 모션으로 비치게 될 수 있는 만큼 행동에 조심스러웠을 것이고, 결과(박성욱 수석 발표)만 봤을 때는 이 시장이 상당히 현명하게 대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gyun5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