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한화그룹이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방산·태양광에 이어 해양산업까지 재편했다. 한화오션은 ㈜한화 내 플랜트, 해상풍력 사업을 가져면서 그룹 내 친환경 해양 산업을 거머쥔 주요 계열사가 됐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진=한화오션] |
4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이 그룹은 전날 사업군별 선택과 집중을 위해 일부 사업부에 대한 계열사간 스몰딜을 추진하며 ㈜한화의 일부 사업을 한화오션과 한화솔루션에 양도한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은 해상풍력, 플랜트 사업을 7월 1일부로 양수할 예정이며 인수 금액은 각각 1881억원, 2144억원이다.
◆육상·해상 풍력 한화오션이 쥔다…연간 흑자 영향 있을까
이번 스몰딜로 한화오션은 ㈜한화 건설부문의 풍력사업부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 10개 지역의 2.6GW 풍력 발전 사업을 가져오게 됐다. 또한 지난해 말 건설부문이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에서 따온 신안우이 해상풍력, 영천고경 육상풍력 사업 역시 한화오션 밑으로 들어간다.
글로벌 부문은 발전시설, 화학공장, 산업설비에 대한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친환경 기조에 맞춰 탄소포집·저장(CCS) 신기술 분야의 인프라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계열사 관련 수주도 다수 포함된 공사이기 때문에 그룹 전체의 친환경 성적에 기여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공급망이 특징인 사업부다.
이로써 한화오션은 해상풍력을 기반으로 한 핵심 공급망을 보유한 기업이 됐다. 한화오션은 중장기 사업 전략으로 해상풍력을 통해 생산한 그린 수소를 자사의 운반선으로 운송하는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한화그룹 사업구조 개편 계획. [사진=한화] |
지난해 하반기 유상증자를 통해 해상풍력 관련 투자를 기존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늘리며 투자 금액도 확보해 둔 상태다. SBM 오프쇼어 아메리카의 필립 레비 전 사장도 신임 해양사업부장으로 합류했다.
특히 한화오션은 올해 출범 2년 차를 맞이해 연간 흑자 전환에 도전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인수한 사업과의 시너지도 주목된다.
다만 단기 성과는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즉각적으로 진행되는 현금 유출 대비 2개 사업부에서 단기 실적 기여도는 낮다고 본다"며 "풍력 사업부에서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파이프라인을 이미 확보하고 있고, 2025년부터는 실적 기여가 발생하므로 장기적 기회 요인은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 6월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전시된 수상함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한화그룹] |
◆에너지·방산 등 알짜사업, 김동관 부회장 밑으로
한화그룹은 이번 사업구조 재편은 그룹 내 혼재된 여러 사업에 대한 전문화와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한화 관계자는 "시너지가 많이 발생할 수 있는 계열사에 사업을 양도하는 스몰딜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주주에게도 큰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그룹 내 알짜 사업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주력 계열사에 집중해 사업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고 관측한다. 김 부회장의 경영 승계 구도가 명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개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우주·방산 외 비주력 사업을 분리해 신설 지주사 아래로 재편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진 이후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황 상 태양광 에너지 실적이 좋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향후 성장 전망이 좋은 해상풍력 쪽에서도 실적 기여를 기대하는 것 같다"며 "한화오션 정상화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매우 힘을 주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3일 ㈜한화 주가는 전날보다 7.3% 오른 2만8650원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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