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현지 내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확대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현지 투자가 본격화될 경우, 한국 반도체 기업과 미국 첨단 반도체 관련 기업 간 공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 대한 반도체 투자를 440억 달러(약 59조5300억원)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2021년 삼성전자가 발표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투자액 약 170억 달러 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SNS] |
현재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최첨단 파운드리 생산단지를 짓고 있는데 투자 확대를 통해 최첨단 패키징 시설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파운드리 생산단지에 최첨단 패키징 시설까지 갖추게 될 경우 엔비디아, AMD 같은 인공지능(AI)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설계업체 입장에선 반도체 공급망을 단순화 할 수 있다.
파운드리 사업에 있어 TSMC를 추격하고, 인텔을 따돌려야 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선 미국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미국 기업 고객사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야 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매출 점유율은 TSMC가 61%로 큰 비중으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삼성전자가 14%로 나타났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투자 확대가 현실화 된다면 미국 고객사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클 것"이라며 "파운드리를 소비하는 대부분의 고객사가 미국 기업이 메인이고, AI칩 등 고객 맞춤형으로 가는 상황에 미국 기업과 더욱 연계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가 최근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West Lafayette)에 인공지능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것 역시 미국 고객사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미국 인디애나주에 약 38억7000만 달러(약 5조20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기지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 공장에선 2028년 하반기부터 생산하는 차세대 고대역메모리(HBM) 등 AI메모리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등과 AI 반도체 제조를 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데, SK하이닉스가 미국 생산기지를 확보하면 양 사 간 협력이 더욱 공고해 질 수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반도체 기업들의 (첨단 반도체 패키징 생산설비 관련)미국과 한국의 분산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며 "(삼성전자 미국 투자 확대의 경우)미국 인플레이션 등으로 처음 투자 계획 보다 어쩔 수 없이 규모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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