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190여석을 석권했다. 의료계 일각에선 이번 총선 결과를 두고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으로 인한 후폭풍으로 해석하고 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지난 10일 오후 6시 50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상했던 대로 국민의힘이 대패했다"면서 "이 예상은 (지난) 2월 6일 윤석열이 필정패(필수의료정책 패키지)를 발표한 그 순간 나왔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의대 증원 등 정부의 의료개혁에 반대하는 서울시의사회 회원들이 지난 2월 1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의대 증원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산하 16개 시도의사회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2024.02.15 yooksa@newspim.com |
노 전 회장은 "이런 선거 정말 처음이다. 국힘의 패배를 바라면서도 대패를 바라지 않는, 개헌선은 지켜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며 "어느 언론사가 보수의 파멸에 전 의협간부들이 환호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뽑았는데, 환호하는 의사들 없다. 안타까운 마음 뿐"이라고 전했다.
주수호 전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전 의협회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14만 의사와 2만 의대생 및 가족들을 분노케 한 결과가 이번 총선 국힘당 참패와 윤 정부의 식물화"라고 지적했다.
주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 후보가 이뻐서가 아니라 이재명 후보를 이길 후보라 선택한 걸 망각하고 가장 강력한 보수우파 전문가 단체인 의사집단을 건폭(건설현장 폭력) 등 강경불법노조 다루듯 한 용산과 그걸 말리지 못하고 수수방관한 국힘당이 자초한 결과"라고 맹비난을 가했다.
임현택 신임 의협회장 당선인은 11일 새벽 1시께 "마음이 참 복잡하다"는 단문의 글을 게재했다. 임 당선인은 보수성향으로 알려져 있다.
개표가 한창 진행되던 이날 새벽 2시께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성명을 통해 "제22대 국회의원 총선의 결과에서 국민들이 내린 명령은 정부의 잘못된 의대증원 관련된 정책을 즉시 중단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 등 의료개혁도 의료계와 정부 간의 갈등 장기화로 국민의 피로도가 높아지며 정부심판론에 힘을 싣는 역효과가 난 것"이라며 "국민의 분노가 표현된 당연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총선 결과를 두고 의협 비대위 차원의 논평은 나오지 않고 있다. 자칫 의료계가 보수성향 국민들로부터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총선과 관련해서 비대위에 입장표명을 자제해 달라는 회원들의 요구가 많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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