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본입찰이 열흘 정도 남은 가운데 인수 후보들은 막판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 두 곳 선정을 예상하면서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 에어인천이 남은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한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본입찰은 오는 25일로 예정됐다. 매각 측은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이스타, 에어인천 등 인수 후보 4곳에 이날까지 자금 등 조건을 모두 갖출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 화물기. [사진=제주항공] |
업계에서는 우선협상대상자를 복수로 선정한다면 최대 두 곳이 뽑힐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글로벌 컨설팅사인 베인앤드컴퍼니를 인수 주관사로 선정했다. 여기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MBK와의 협업에 대해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8일 해명공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부문의 인수 후보자로 선정돼 실사를 진행 중이지만,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주항공 측이 '전면 부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사실상 MBK와의 협업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아니었다면 해명공시를 통해 확실히 밝혔겠지만, 공시 내용을 볼 때 가능성이 높다"며 "모기업인 애경그룹과 MBK가 합심하면 제주항공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에어프레미아와 이스타항공이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프레미아는 가장 먼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파빌리온PE와 손잡았다. 다만,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이 에어프레미아로 향하는 만큼 아시아나 화물사업부는 다른 곳으로 향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을 이관받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협의 초반, 화물사업부까지 티웨이항공에 이관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EC 측에서 동의하지 않아 결국 무산됐다는 것이 업계 측 설명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에어프레미아의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 역시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이스타] |
인수주관사로 삼일PwC를 선정한 이스타항공의 경우 최근 4년 만에 화물 AOC를 재취득하며 유력 후보자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의 빠른 AOC 취득을 두고, 국토부가 화물사업부 인수전을 고려했다는 방증으로 해석한다. 여기에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VIG파트너스가 지난해 말 기준 1조5000억원 상당의 펀드로 자금을 확보한 것까지 고려하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에어인천의 유력설도 나온다. 에어인천을 보유한 PEF 운용사 소시어스가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를 위해 한국투자파트너스와 컨소심엄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소시어스 이병국 대표가 KDB산업은행 M&A실 재직 시 경험이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는다. 아시아나는 현재 산업은행 등 채권단 체제하에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에어인천 컨소시엄 구성이 이번 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에어인천은 딜에 참여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갖췄을 뿐 나머지 부분에서 타 항공사들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에어인천은 이번 M&A의 기본 조건을 맞춘 수준"이라며 "좀 더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가능해졌지만 향후 지속 가능성,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유력한 후보로 거듭날 것 같진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이번 딜은 산업은행보다 대한항공 의사가 더 중요해서 인적 네트워크의 강점도 제한적일 것"이라며 "사실상 제주항공은 우협 대상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남은 자리를 놓고 나머지 항공사들이 경쟁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매각 건은 내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상반기 안에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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