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보영 기자 = 순직소방공무원 부모 15분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키 위한 여행을 함께 떠난다.
소방청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순직자 부모님 15분(10가족)을 모시고 마음 치유 여행을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마음치유 여행'포스터=소방청 제공 2024.04.17 kboyu@newspim.com |
티웨이와 유가족 비영리법인 (사)소방가족희망나눔이 후원하는 이번 여행은 같은 아픔을 가진 순직소방대원의 부모님들 간 유대감을 쌓으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조직 차원의 진정성 있는 위로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제주도에서 진행된 마음치유 여행은 영상으로도 제작돼 같은 아픔을 가진 유가족뿐만 아니라 소방공무원과 많은 국민에게 큰 감동을 전했다. 참가했던 부모님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자 소방청은 올해부터 인원을 확대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여행은 ▲1998년 10월 1일 대구 금호강에서 여중생 3명이 실종됐다는 신고를 받고 인근을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故김기범 소방관▲2020년 7월 31일 전남 피아골 계곡 급류사고 현장에서 구조활동 중 순직한 故김국환 소방관▲2021년 6월 30일 울산 상가화재 진압 중 순직한 故노명래 소방관▲2017년 9월 17일 강릉 석란정 화재진압 중 순직한 故이호현 소방관▲2014년 7월 17일중 헬기사고로 순직한 故안병국 소방관▲ 2011년 12월 30일 구급 환자 이송 중 순직한 故박진호 소방관▲2014년 6월 23일 혈관 육종암 투병 중 순직한 故김범석 소방관▲2012년 7월 20일 유리공장 내 물탱크에 빠진 익수자 구조 중 순직한 故김인철 소방관▲2005년 10월 13일 경북 칠곡군 단란주점 화재현장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 중 순직한 故김성훈 소방관▲1997년 11월 15일 식품공장 저장탱크에서 작업 중 쓰러진 근로자 4명을 구조하다 순직한 故김경오 소방관 부모님 등 10가족 15분이 참여한다.
일정이 시작되는 첫날과 마지막 날 각 시·도소방본부는 공항 이동 지원 등 유가족에게 최선을 다해 예우하고 (사)소방가족희망나눔은 여행 일정 동안 자원봉사를 지원해 부모님들께 불편한 점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핀다.
지난달 12일 순직 유자녀 학업 지원 위해 아들 이름으로 '소방영웅 김기범 장학기금' 5억을 기탁한 故김기범 소방관 부친 김경수씨는 "나이 들고는 같이 갈 자식이 없다 보니 해외여행은 엄두도 못냈는데 몸도 불편한 나까지 챙겨서 여행을 같이 간다고 하니 안심도 되고 너무 고맙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지난해 여행 다녀온 故이호현 소방관 부친 이광수씨도 "작년 여행 이후로 다른 가족들과 '다시 함께 여행 가려면 우리 모두 건강합시다'라고 늘 인사를 주고 받았는데 또 한번 같은 아픔을 가진 유가족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고 전했다.
이번 여행은 '눈부신 외출 2'로 제작돼 오는 5월 가정의 달에 소방청 공식 유튜브(소방청TV)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순직소방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온라인추모관(https://www.nfa.go.kr/cherish/)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동료를 잃은 슬픔을 가족 잃은 슬픔에 비할 수는 없겠지만 이렇게라도 함께 했던 동료를 기억하고 예우하고자 하는 마음이라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소방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항상 기억해주시고 남겨진 가족분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kbo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