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04-17 19:36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고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씨가 17일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정씨는 이날 오전 5시 20분쯤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정씨는 지난 2018년 남편 박정기씨가 별세한 뒤 부산에서 홀로 지내다 건강이 악화돼 2019년부터 서울 강동구 소재 요양병원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박종철 열사는 부산 출신으로 1987년 1월 14일 서울대 언어학과 재학 중 수배 대상이었던 대학선배 박종운의 소재를 찾던 경찰에 강제연행돼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고문받다가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거짓 조사결과를 발표해 공분을 샀다. 이는 같은해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정씨는 임종 직전까지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민주유공자법)' 통과를 위해 노력했다. 이 법은 민주화 운동 사망자와 부상자 등을 민주화유공자로 인정하고 예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법이 통과되면 현행법상 민주화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한 박종철, 이한열 열사 등을 유공자로 인정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빈소는 서울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박 열사의 형 종부(66)씨와 누나 은숙(62) 씨가 있다.
발인은 19일 오전 8시에 있으며 고인의 유해는 서울시립승화원을 거쳐 모란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