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된 고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씨가 17일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정씨는 이날 오전 5시 20분쯤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정씨는 지난 2018년 남편 박정기씨가 별세한 뒤 부산에서 홀로 지내다 건강이 악화돼 2019년부터 서울 강동구 소재 요양병원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철 열사는 부산 출신으로 1987년 1월 14일 서울대 언어학과 재학 중 수배 대상이었던 대학선배 박종운의 소재를 찾던 경찰에 강제연행돼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고문받다가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거짓 조사결과를 발표해 공분을 샀다. 이는 같은해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6월 항쟁 34주년을 맞은 10일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 박종철 열사의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다. 509호는 박종철 열사가 경찰 고문을 받다 숨진 조사실이다. 2021.06.10 yooksa@newspim.com |
정씨는 남편인 박정기 씨와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을 이끌며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다. 이후 2000년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과 '의문사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이끌었다.
정씨는 임종 직전까지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민주유공자법)' 통과를 위해 노력했다. 이 법은 민주화 운동 사망자와 부상자 등을 민주화유공자로 인정하고 예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법이 통과되면 현행법상 민주화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한 박종철, 이한열 열사 등을 유공자로 인정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빈소는 서울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박 열사의 형 종부(66)씨와 누나 은숙(62) 씨가 있다.
발인은 19일 오전 8시에 있으며 고인의 유해는 서울시립승화원을 거쳐 모란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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