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4·10 총선에서 5선 반열에 오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건 총선 대참패에도 불구하고 시끄러운 토론회를 불편해하는 공동묘지 같은 분위기"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2차 세미나에서 "지금은 분노해야 할 시기이며, 혁신해야 할 시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24.04.18 rkgml925@newspim.com |
윤 의원은 지난 주 처음으로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시리즈로 세미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제에는 박병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나섰다.
윤 의원은 "지난해 여름부터 제가 수도권에 걸맞은 대책을 만들고 처방을 하라고 말씀을 드렸다"라며 "그런데 인물 배치, 전략, 메시지, 공약, 정책이 너무나도 준비가 안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수도권 감수성이 약한 지도부의 한계도 있지 않았나 평가를 해본다"라고 부연했다.
윤 의원은 "이런 이야기를 하면 꼭 영남을 모욕한다고 발끈하는 데 그건 쌩뚱맞은 이야기이자 본질을 모르는 이야기"라며 "영남당으로 고착화 된 우리당은 체질적으로 한계가 있다. 지금은 체질을 혁파할 절호의 찬스다. 이걸 해결하지 못하면 수도권 선거는 4년 후에도 힘들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기조발제를 맡은 박 교수는 국민의힘의 문제점으로 "특별한 위기의식과 절박감이 사라졌고, 지는 데 익숙해진 정당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박 교수는 "저는 보수 정당의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인적혁신과 세대교체라는 두 가지 차원에서 필요하다"라며 "보수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 제안과 구체적인 정책을 제안해야 하는데, 이 두 가지는 사람이 해야 한다. 결국 그걸 할 수 있는 누군가를 찾는 게 국민의힘과 여권이 해야할 일이 아닌가 싶다"라고 전했다.
또 박 교수는 "108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3명으로 구성된 개혁신당 의원들을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전투력, 전달력, 내공 등을 보면 상대적으로 밀릴 수도 있다"라며 "학생들은 여당 대표(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보고 바지사장이 아니었냐고 표현한다. 국민의힘은 그런 면에서 어떻게 자생력을 확보하고 가능성을 제고하느냐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4·10 총선에서 험지로 꼽히는 수도권 낙선자들도 당을 향한 쇄신의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 서구갑에서 낙선한 박상수 조직위원장은 "민주당에게는 현금성 복지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었지만, 우리당은 심판론 외에 무기가 보이지 않았다"라며 "3040세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동산과 교육·육아에 대한 현실적인 정책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서울 중랑을의 이승환 조직위원장은 "이조심판(이재명·조국)과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선거에만 매몰됐기 때문에 수도권 중도층의 마음을 전혀 얻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총선 막판에 우리당 지지자들은 저희를 이조심판, 사법리스크를 가진 후보들을 해결하지 못한 무능한 사람들로 봤다"라며 "민주당 지지자들은 민주당을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회생할 수 있는 유능한 사람들이라고 봤다. 결국 약하고 무능한 국민의힘과 악하고 유능한 민주당의 싸움에서 졌다"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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