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김포비즈니스센터=뉴스핌] 김정인 기자 = "봄이 왔네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약 열흘 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3일 오전 귀국하며 한 말이다. 이 회장이 언급한 '봄'은 계절적 의미뿐만 아니라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 흐름을 타고 호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의 상황을 빗대어 표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김포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모습. [사진=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에서 5개 분기 만에 70조원대를 회복했다. 특히 반도체(DS) 부문에서도 5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DS부문은 14조원대 적자 늪에 빠졌지만 업황과 차세대 반도체 매출 비중 확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1조91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했다. 이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봄이 왔네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이번 출장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아침부터 나와서 고생 많으셨습니다"라고 답했다. 출장 성과를 묻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이번 출장에서 이 회장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독일 오버코헨에 위치한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과 만나 양사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글로벌 장비 기업 ASML의 크리스토퍼 푸케 신임 CEO도 함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독일 오버코헨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
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기술 관련 핵심 특허를 20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광학 기업이다. 이 회사는 ASML의 EUV 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EUV 장비 1대에 들어가는 자이스 부품은 3만개 이상이다.
이 회장은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 및 두 회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대해 논의하고 자이스 공장을 방문해 최신 반도체 부품·장비가 생산되는 모습을 직접 살펴봤다. 삼성전자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사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EUV 기술과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이후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방문해 유럽 시장을 점검하고 비즈니스 미팅, 주재원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달 27일엔 바티칸 시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했다. 이 자리는 로마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재직 중인 유흥식 추기경이 주재했으며 남석우 삼성전자 사장, 다비데 코르테 삼성전자 이탈리아 법인의 IT제품 세일즈 헤드 등이 동석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