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윤희 기자 = 오는 29일 21대 국회가 종료됨에 따라 임기가 끝나는 김진표 국회의장은 최근 야권에서 '국회의장은 중립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관해 "우리 의회, 정치 사회의 역사를 보면 그런 소리 한 사람이 스스로가 부끄러워질 것"이라 꼬집었다.
김 의장은 지난 5일 MBN 시사 프로그램 '정운갑의 집중분석'에서 "그나마 (의장은) 당적이 없으니까, 또 법상 중립의 의무를 부여하니까 조정력이 생기고 양쪽 얘기를 들어보며 여러 현안별로 의회의 모든 기구를 통해 노력할 수 있다"며 "만약 한쪽 당적을 계속 가지고 편파된 의장 역할을 하면 그 의장은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라 지적했다.
김진표 국회의장. [사진=뉴스핌 DB] |
김 의장은 방송에서 "2002년 이전에 한국 국회의장은 당적을 갖도록 돼 있었다. 그때 국민들이나 전문가들에게 '한국 의회는 있으나 마나다, 행정부의 시녀인데 뭐 하려고 국회의원 뽑아서 그러느냐' 비판을 받고 '이래선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될 수가 없다' 해서 2002년 정치 개혁으로 당적을 안 갖도록 한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된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 "(해당 법안은) 신속 안건 처리 틀에 따라서 작년 10월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의결이 된 법안"이라 말했다.
그는 특검법 통과 직후 대통령실이 '입법 폭주이자 나쁜 정치다'라며 거부권을 시사한 데 관해선 21대 국회에서 반복된 양상임을 짚으며 "우리 국회의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제가 가장 괴로웠을 때가 야당은 다수 의석의 힘으로 협의 없이 일방 처리를 주장하고 또 하고. 팬덤들이 그걸 요구하니까 팬덤 정치에 힘을 몰아서 한다"라며 "여당은 협의를 통해서 좀 양보해서라도 국회에서 협의할 생각은 안 하고,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권유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는 건 옛날 같으면 상상도 못 하던 얘기"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그러려면 뭘 하러 국회의원이 됐나, 국회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국가적 현안을 여야 간에 협의하라고 국민들이 위임한 기관 아니냐"며 "끝까지 협의했어야 한다. 이게 제대로 된 선진 민주정치의 모습인데 우린 경제력이나 국민 의식은 다 높은 수준에 가 있는데 정치인들만 '올 오어 낫씽(All or nothing)'의 정치를 한다"고 맹폭했다.
그는 "제발 22대 국회부터는 이런 '올 오어 낫씽'의 정치를 하지 말고 합리적 대화와 토론의 정치를 하고 상대방을 적이 아닌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생각하는 기본 인식을 바꿔주길 바란다"며 "싸움만 잘하는 거,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절대 대화, 타협 안 하는 그런 정치가 한국을 멍들게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치라는 게 상대주의가 작용하지 않나, 그러면 극한 대립의 싸움이 되고 국민들을 불안하게 할 뿐 아무것도 국민의 삶의 질 개선에는 도움이 안 되는 그런 정치를 자꾸 이어갈 수밖에 없어서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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