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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 배정위 회의록 두고…"절차지켜" vs. "밀실심사"

기사등록 : 2024-05-1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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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 증원 32개교 중 14개만 현장 방문
의료계 "증원분 배정, 형식적ꞏ근거 없이 진행"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의대 증원 배정위원회(배정위) 회의 자료를 두고 의료계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의대 증원분 배정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에서는 배정에 근거가 미약하고, 밀실로 이뤄진 회의라고 지적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0일 법원에 '정원 배정 및 이후 조치 관련 참고자료'를 제출했다. 해당 자료에는 배정위 회의 자료도 13쪽 분량으로 포함돼 있다. 자료에 따르면 배정위는 올해 3월 15일, 17일 18일 세 차례 회의를 통해 대학별 의대 증원 배분을 결정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종일 서울의대교수협의회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의학회 주최로 열린 의대입학정원 증원의 근거 및 과정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정부답변 검증 결과 요약 발표를 하고 있다. 2024.05.13 mironj19@newspim.com

교육부는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의대 증원 3대 원칙은 비수도권·소규모·지역거점국립대 중심이라며 이를 기준으로 대학별 배정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자료는 3대 원칙에 따라 비수도권에 약 80% 정원을 우선 배정하고, 수도권은 서울과 경인 간 의대 정원 불균형과 의료 여건 격차 극복을 위해 경인 지역에 집중적으로 배정하기로 한 내용이 담겼다. 또 정원 50인 미만 소규모 의대가 적정규모로 운영될 수 있도록 증원 후 총정원이 80명에서 120명 수준에 이르도록 배정하는 것, 권역별 필수 의료를 뒷받침할 수 있게 지역거점국립대는 의대 총정원을 200명 수준으로 확보한다는 내용이다.

대학별 실사는 배정위가 아닌 의학교육점검반이 시행했다. 정부는 실사를 통해 대학별 교육시설 현황을 살피고 대학이 제출한 시설 확충 계획의 현실성 검토 등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점검반 현장 점검 내용을 2페이지 분량의 요약본으로 법원에 제출했다.

다만 실사는 전체 대학이 아닌 14개 대학에만 이뤄졌다. 앞서 정부는 전국 32개 대학 의대에 증원 인원을 배분했는데, 이 중 18개 대학은 대학이 주장한 자료에만 의존한 채 실제 현장과 자료 내용이 맞는지 검증은 하지 않은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4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서 '주 1회 전원 휴진'에 대한 총회를 연 가운데 교수진들이 입장하고 있다. 

의료계는 의대 증원분 배정 과정이 허점투성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일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회장은 전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학교별 조사나 실사는 매우 형식적이었고 배정 과정은 밀실에서 근거 없이 진행됐다"고 했다. 또 "의학교육점검반이 전체 대학이 아닌 14곳만 현장 점검을 해 부적절하다. 어떤 점검이 이뤄졌는지 알 수 있는 자료도 전무하다"고 말했다.

배정위 위원들이 누구인지 여전히 비공개인 점도 지적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찬종 이병철 변호사는 "배정위 회의록과 참석자가 의대 교수인지, 공무원인지조차 법원에 제출하지 않는 것은 기망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부도 당일 브리핑을 통해 이들 주장을 반박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자료를 서면 검토하고 40개 대학 전체에 대해 비대면 줌 회의를 통해 상황을 확인했다"며 "기본적으로 자료들이 충실히 다 왔기 때문에 그중에서 필요한 것들을 그룹핑해서 대표적으로 가보자고 한 것이고, 증원 규모가 큰 곳을 일종의 샘플링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배정위 명단 등이 비공개된 것에 대한 비판에는 원칙에 입각한 결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최은희 교육부 인재정책실장은 "배정위 성격에 대해 소상히 벌써 다 말씀드렸다"며 "회의록 작성 대상이 아닌 위원회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확실하게 정리했던 회의 결과를 법원에 잘 제출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배정위 신상 보호 등의 이유로 명단을 비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chogi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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