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의 의대 증원 논의 회의록을 법원에 제출한 것과 관련해 "정부의 진정성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정부가 제출한 회의록을 대중에 공개한 데 대해 "법원의 합리적인 판단을 왜곡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총리실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4.05.14 jsh@newspim.com |
앞서 정부는 지난 10일 의대 증원 관련 집행정지 항고심을 심리 중인 서울고등법원에 47건의 자료와 2건의 별도 참고 자료를 제출했다. 의료계는 지난 13일 정부가 의대 증원의 근거로 내세운 각종 자료와, 증원 규모를 결정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회의록 등을 대중에 공개했다.
한 총리는 "법원에서 요청한 자료에 더해 의대 정원 배정에 대한 자료까지 저희로서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법원에 제출했다"면서 "제출한 이유는 누가 뭐라고 해도 법원이 판단을 하는데 저희의 진정성 있는 정책 의지라든지 배경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알리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 총리는 "언론에다가 그거를 카피해서 배포하고 하는 것은 법원에다가 충실하게 자료를 내서 합리적인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고자 하는 것을 다소 왜곡시키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정부에 아무런 통보나 양해도 없이 그것들을 본인들의 자료인 것처럼 일방적으로 막 카피해 배포하고 완전 거짓말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행동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판단해 보면 일반 국민들이나 언론들도 다 그렇게 생각하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재판 결과에 따른 정부의 대응방안에 대해 "법원이 판단하는 것에 대해 저희가 미리 예측을 해서 이렇게 하겠다고 얘기하는 거는 적절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지금은 우리가 최대한 그 소송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자료도 제출하고 필요한 논리도 저희 나름대로 정리해서 법원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의료계가 한덕수 총리 및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기로 한 데 대해 한 총리는 "상황을 좀 보면서 대응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조만간 정부가 발표할 저출생 종합대책과 관련한 정부 의지도 밝혔다.
한 총리는 "저출생은 정말 심각한 문제다. 우리가 거의 세계 최하위인 합계출산율을 보이고 있어 경제활동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은 물론이고, 인구 자체가 줄어들게 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미 우리나라의 여러 지역이 인구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렇게 되면 결국 저출생 문제가 우리의 잠재적인 미래의 대한민국 성장이나 재정이나 국민들의 삶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국가로서는 총력전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물론 그런 것들이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어렵기 때문에 외국의 좋은 인력도 최대한 국내로 모셔와 활용도 해야 되고 하겠지만, 결국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전체적인 국가의 경제적인 상황이나 성장을 결정하는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저출산 문제를 최선을 다해 터닝 시켜야 되겠다고 생각한다"말했다.
이어 그는 "당연히 예산에 있어서도 굉장한 우선순위를 받을 것"이라며 "또 저출산 문제가 하나의 문제로써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결국 좋은 일자리가 많아야 되고, 교육 체계도 잘 만들어져 있어야 되고, 의료 체계도 잘 만들어져 있어야 되고, 또 지역에서 자리 완결적으로 해결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아울러 한 총리는 "그다음에는 우리의 경쟁이 너무나 치열해지면 아무래도 이런 저출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가의 균형 발전이라든지 이런 것도 잘 갖춰져야 될 것"이라며 "높은 수준의 생활을 누리는 것도 좋겠지만 설사 그것은 어렵다 하더라도 적어도 우리가 연금적인 차원에서 합리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연금 제도가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주택 문제 같은 것들도 어느 정도 해결이 돼서 우리가 그 가정생활을 꾸리는 데 주거 쪽에서 큰 문제가 없어야 된다"면서 "이렇게 간단하게만 봐도 한 5~6개의 문제가 종합적으로 잘 이뤄져야 저출생의 문제에 제대로 된 접근을 할 수 있겠다고 믿고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5.07 yooksa@newspim.com |
정부가 검토 중인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과 관련해서는 "야당하고 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야당도 이런 비슷한 조직에 대해 생각을 가지고 있어 어느 정도 협의가 잘되지 않겠냐"고 발언했다.
또 그동안 써오던 '저출산' 용어를 '저출생'으로 바꾼데 대해 "여러 가지 얘기들이 있었는데 현재로서는 그렇게 쓰기로 했다"면서 "우리가 타겟을 해야 할 하나의 정책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정책을 과감하게 하자는 의지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재의요구안을 의결할 수 있다는 시각에 대해 한 총리는 "그건 검토를 좀 해보겠다"면서 "공수처와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기에 수사 상황을 충분히 보면서 신중히 검토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총선 이후 공무원 사기가 떨어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무원의 임무나 이런 것들은 정치에 의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되고 또 받을 수도 없고, 받지도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공무원들은 항상 정치적으로 중립이어야 되고 또 오로지 국민을 보고 국민을 위해서 필요한 정책을 만들고 그걸 집행해 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총리는 "공무원은 항상 말하지만, 개혁 또는 변화의 주체"라면서 "우리 공무원들이 하시는 그러한 일들에 대해 그것이 법적인 위반 사항이 아니라면 공무원들이 정책적인 판단에 의해 하는 일이고, 이런 것에 대해서는 우선 총리 이하 장차관 등 정무직들이 당연히 책임을 져야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총선 이후 여러 가지가 공무원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여튼 저희는 그런 부분들을 잘 알고 있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 공무원들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저 자신부터 공무원들을 격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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