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전기차와 수소차 확산이 시급한데 이를 촉진할 법안들이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 있다.
정부는 물론 여야 모두 필요성을 주장해 왔고 쟁점도 없는 법안인데도, 21대 국회는 임기 종료를 2주 남겨놓고 처리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환노위 계류법안 총 2180건…쟁점 없는데 줄줄이 '낮잠'
17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계류된 법안은 총 2180건이다.
이 중에서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은 이번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될 전망이다.
이 중에서 노웅래·임이자 의원 등이 발의한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은 탄소중립 대응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꼭 필요한 법안으로 주목 받았다.
지난 2023년 9월부터 저공해 운행지역으로 운영되고 있는 북한산 국립공원 사기막 야영장 [자료=국립공원공단] 2024.05.17 sheep@newspim.com |
법안에는 지자체장이 '저공해 운행지역'을 지정하고 이를 운영하기 위한 재정·행정적 지원을 정부로부터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저공해 운행지역은 전기·수소차 등만이 운행할 수 있는 지역을 말한다.
지자체장은 전기수소차 외에도 대기오염물질을 적게 내뿜는 배출가스 상위 등급 차량을 저공해 운행지역 출입 가능 차량으로 추가 지정할 수 있다. 개정안에는 대기오염이 심한 차량을 운행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도 담겼다.
환경부 관계자는 "(배출가스 저등급 차량) 규제만이 아니라 무공해차 보급 확대를 위한 장려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공해 운행지역' 시범운영…주요 선진국 적극 활용
현재 저공해 운행지역은 국립공원공단이 북한산 국립공원 사기막 야영장에서 시범운행하고 있다.
사기막 야영장에는 전기차와 수소차만이 진입할 수 있는 전용 야영장이 있다. 대중교통이나 도보, 자전거 이용객은 직접 입장할 수 있지만 내연기관 차량 운전자는 북한산성 주차장에 주차 후 전기셔틀버스를 타야 한다.
사기막 야영장 내 사용 가능한 영지 66곳 가운데 무공해차 전용 영지는 현재 52곳(80%), 내연차 영지는 14곳(20%)이다. 지난해 9월 개장 당시 무공해차 전용 영지는 50%에 불과했으나 10월 이후 70%로 늘었고, 올해 3월부터 80%로 확대됐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무공해차 전용 영지 운영 초기에는 다소 민원이 있었으나 점차 감소해 현재 특이 민원은 없다"고 전했다.
해외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영국 옥스퍼드는 2022년 2월부터 9개 거리를 '무(無) 배출가스 지역'(Zero Emission Zone·ZEZ)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말까지 시범사업을 진행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내년부터 버스, 택시, 여객선 등을 대상으로 ZEZ를 시행해 2030년 도시 전역의 모든 차량 대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 브뤼셀 등도 2030년부터 ZEZ 시행 계획을 세웠다.
윤미향 의원, 임이자 의원 등이 발의한 실내공기질법 개정안도 상임위 계류 상태다. 주요 내용은 백화점이나 학교 등 실내 공기질 관리 의무가 있는 다중이용시설 중 우수시설을 선정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들 우수시설은 매년 부여되는 교육 이수 및 공기질 측정 의무를 면제받는 대신 실시간 오염물질 측정 기계를 부착해 자율적으로 공기질을 관리하면 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날도 중점 법안 처리 관련 논의를 했다"며 "국회가 열리면 중요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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