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이스라엘이 26일(현지시간) 밤 가자 최남단 라파에 있는 난민촌을 공습해 4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국제사회는 국제사법재판소의 이스라엘 라파 공격 중단 명령을 실행에 옮길 것을 촉구했다.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의회에서 공습이 민간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비전투원을 해치지 않으려 최대한 노력했으나 불행하게 비극적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수의 구체적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생존자들은 가족들이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던 일요일 밤 늦은 시각 이스라엘이 텔 알-술탄 지역을 공습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는 2주 전 이스라엘군의 라파 동부 진격을 피해 피란을 온 수천 명이 머물고 있었다.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 어린이, 노인들이고 중상을 입은 사람들이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가자 보건부 관리들이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처음 "정확한 정보에 근거해 공습으로 하마스의 서안지구 참모장과 다른 이스라엘 공격 연루자를 제거했다"고 공개했다가 공습 상황과 화재 발생이 알려진 후에 민간인 사망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라파지역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8발의 로켓을 요격한 후에 난민촌 지역 공습을 단행했다. 난민촌 공습 후 월요일에도 라파의 한 주택을 공습해 7명이 죽고 여러 명이 다쳤다고 의료진들이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에서 "이번 공격에 매우 분노한다"며 작전 중단을 촉구했다. 프랑스인 수천 명은 파리에서 가자 공격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아날레나 베어복 독일 외무장관과 조셉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대표는 이스라엘의 전쟁 수행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은 존중해야 한다며 비난 대열에 동참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레이트 역시 라파 공격이 종전 협상 노력에 방해물이 된다며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미국은 민간인 보호에 더 신경을 쓰라고 이스라엘에 촉구했으나 라파 침공 중단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대변인은 "이번 공습으로 이스라엘 민간인 공격 배후인 두 명의 하마스 고위 테러리스트를 제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민간인 보호에 최선을 다해야한다"고만 말했다.
팔레스타인 외무부는 "극악무도한 학살"이라고 비난했다. 이집트는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피난민 촌을 고의로 폭격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라파 지역에서 이스라엘군과 이집트군간 교전으로 이집트 군인 1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집트 국영 TV 채널 알 카헤라(Al Qahera)는 이스라엘군과 무장한 팔레스타인들의 교전 중에 이집트 군인이 대응하다가 총에 맞았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공습 후 잿더미 속에서 먹을 것을 찾는 난민촌 아이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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