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를 위해 보험료 인상과 기대수명 증가에 따라 연금액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핀란드식 기대여명계수를 도입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또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오는 2028년 40%에서 단 0.01%포인트(p) 올리는 것은 개혁이 아닌 개악이라는 비판이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28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개최된 연금연구회 4차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이 28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개최된 연금연구회 4차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정아 기자] 2024.05.28 plum@newspim.com |
윤 위원은 먼저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위원회에 대해 "개혁이란 이름으로 개악을 논의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결과의 핵심 내용은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하고 10년 내 보험료율을 15%까지 인상할지라도 재정 안정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회가 논의하고 있는 '소득대체율 44%·보험료율 13%' 안을 채택할 경우 수지균형보험료인 21.8%까지 인상해야만 미래세대에 대한 부감 전가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제도 개편 이후 매년 8.8%포인트에 달하는 보험료를 적게 걷음으로써 매년 그만큼 부채가 발생한다는 뜻이다.
특히 윤 위원은 '소득대체율 44%·보험료율 13%' 안이 2093년까지 누지적자를 3738조원 줄일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연금 수급연령이 65세로 조정될 예정으로 의무납입연령의 상향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연금 의무납입연령을 현행 59세에서 64세로 5년 상향조정될 경우 누적적자는 오히려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득대체율 44%에 보험료율을 13%까지 올린다고 해도 미적립부채는 1825조원에서 단 27년 만에 3.5배 더 늘어난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래세대에 부채를 떠넘기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 19.8%의 보험료(수지균형 보험료)를 걷어야 한다"며 "소득대체율 44%를 떠넘기지 않기 위해서는 21.8%의 보험료를 걷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득대체율은 가입자의 생애 평균 소득 대비 연금액 비율로 보험료율 인상과 함께 국민연금 개혁 논의의 양대 축이다.
최근 국회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민의힘의 '소득대체율 44%·보험료율 13%' 안을 수용하면서 연금개혁의 9부 능선을 넘었다.
다만 윤 위원은 "제대로 된 연금개혁이라는 말을 붙이기 위해서는 소득대체율은 40%로 유지하고 보험료만 12~15% 수준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일본은 100년 뒤 연금 줄 돈이 지금 돈으로 약 200조가 쌓여 있다"며 "그 이유로는 일본의 보험료율이 13%로 우리보다 높지만 소득대체율은 33%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추가적인 재정안정조치로는 핀란드식 기대여명계수를 제시했다.
그는 "2033년부터 기대여명계수를 도입하면 평균수명 증가 추이에 맞춰 기존 수급자의 연금 수급액도 자동으로 삭감될 수 있다"며 "연금개혁에 따른 세대 간 고통 분담이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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