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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서방 무기로 러 영토 타격 허용시 심각한 결과" 경고

기사등록 : 2024-05-2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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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 무기가 러시아 본토 타격에 쓰인다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28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 방문 마지막 날인 이날 타슈켄트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회원국들을 향해 "작고 인구 밀도가 높은 국가들은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을 공격하는 것을 논의하기 전에 그들이 무엇을 가지고 노는지 알아야 한다"며 "지속적인 긴장 고조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발언했다.

27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회담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어 그는 "유럽에서 이러한 심각한 결과가 발생한다면 미국은 전략 무기 분야에서 우리의 동등성을 감안할 때 어떻게 행동할까?"라며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들은 세계적 충돌을 원하는가?"라고 덧붙였다.

그가 언급한 전략 무기 분야에서의 동등성은 러시아와 미국 모두 핵무기 보유국이란 사실을 상기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서방 무기가 러시아 영토 깊숙이 타격하는 데 쓰인다면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경고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동맹국은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 사용 제한 일부 해제를 고려해야 할 때"라고 지난 24일 언론 인터뷰에서 언급하자 나왔다.

2022년 2월 발발한 러시아 침공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로 접어든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동북부 주요 전선에서 밀리자 서방에서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동안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와 확전을 피하고자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의 러 본토 타격을 제한해 왔는데 우크라이나군의 고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이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독일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날 오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긴장 고조를 원치 않는다. 이것은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그들(우크라이나)이 미사일이 발사된 군사 기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군사 기지를 무력화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우)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 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다만 그는 "그들은 민간 지역이나 다른 군사 기지 등 러시아 내 다른 목표물을 타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숄츠 총리도 마크롱 대통령의 말에 동의하며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무기는 우크라이나가 자위권을 행사하라고 준 것이라며 "스스로를 방어하고 적합한 조처를 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국방장관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서방 지원 무기의 러 본토 공격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모든 유럽국이 서방 지원 무기의 러 본토 타격 제한 해제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최근 자국 방송과 인터뷰에서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왜 그러한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우리가 매우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미국은 아직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지난 14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군의 러 영토 반격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위해 스스로 결정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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