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베트남 현지 기업으로부터 항공권과 숙박비 등을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도현 전 주(駐) 베트남 대사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김지선 소병진 김용중 부장판사)는 29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사에 대한 쌍방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300만원과 추징금 379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스핌 DB] |
김 전 대사는 지난 2018년 10월 베트남의 한 골프장 개장 행사에 가족 동반으로 참석하면서 현지 기업으로부터 항공권과 숙박비 등을 제공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일명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이 동일인에게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합계 300만원을 초과한 금품을 받거나 요구하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 2019년 3월 정기감사에서 김 전 대사의 이 같은 비위행위를 적발하고 해임 처분과 함께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
1심 재판부는 "외교활동을 위해 공무원의 가족을 행사에 동반할 수는 있지만 그 가족들이 업무를 수행하는 지위에 있는 것은 아니므로 비용은 원칙적으로 개인이 지불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현지 기업으로부터 가족에 대한 편의를 제공받은 것은 청탁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항공권이 피고인이 배우자 명의로 발급됐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배우자가 금품 등을 수수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피고인의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벌금 300만원과 추징금 379만원을 선고했다. 이에 쌍방이 불복해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전 대사는 지난 1993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주러시아 1등 서기관과 주우크라이나 참사관, 주크로아티아 참사관, 기획재정부 남북경제과장 등을 지냈다. 2012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긴 김 전 대사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스마트폰기기) 구주 CIS 수출그룹 담당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2018년 4월 주베트남 대사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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