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기업들의 '힙(hip)' 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반도체와 조선, 디스플레이 등은 오랫동안 한국이 전세계에서 1위를 기록중인 제품입니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제품 가운데 한국이 세계 1위를 기록중인 제품이 있습니다. 바로 효성그룹이 만드는 스판덱스입니다.
스판덱스는 석유화합물 '폴리우레탄'이 주성분인 섬유의 일종입니다. 높은 부가가치 창출 효과로 '섬유 산업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는 고무보다 3배 이상의 강도를 지닌 섬유입니다. 원래 길이보다 최대 7배까지 늘어나는 탄성으로 속옷, 수영복, 스타킹 등에 주로 쓰입니다.
◆ 스판덱스 후발주자에서 2010년부터 전세계 1위
스판덱스는 효성티앤씨의 주력 제품으로, 현재는 글로벌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로 세계 1위를 기록중입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1위는 아니었습니다. 오랜 기간을 거쳐 미국 인비스타 등 막강한 선두주자들을 앞지른 결과입니다.
1959년 미국 화학회사 듀퐁은 스판덱스를 상용화시켰고 1962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효성이 스판덱스 시장에 진출한 것은 1990년대로, 얼마전 타계한 고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기술 경영' 집념 덕분입니다.
'인터필리에르 파리 2023'에 참가한 효성티앤씨 전시 부스 [사진=효성] |
당시 대부분의 화학섬유 기업은 미국과 일본 업체의 선진 기술을 도입하거나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효성은 후발 주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체개발을 통한 독자적인 기술체계가 필요하다고 보고 자체 연구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그 결과 1992년 국내 기업 최초로 스판덱스를 독자기술로 개발하게 됩니다. 당시 고 조석래 명예회장은 효성 섬유연구소 연구원들에게 "스판덱스를 독자적으로 개발하라"는 특명을 내렸다고 합니다. 효성 연구원들은 약 3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1992년 세계에서 네 번째, 국내에서는 최초로 스판덱스 자체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후발주자로 시작한 효성의 스판덱스가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사업 시작 약 10년 만인 2010년입니다. 독자 기술을 바탕으로 한 원가·품질 경쟁력을 무기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전략 덕분이었습니다. 효성은 현재 중국, 베트남, 튀르키예, 브라질 등 7개국에 생산 거점을 구축, 연 20만t을 생산하며 세계 시장을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중심 스판덱스 수요 늘며 '올림픽 효과' 기대
효성티앤씨는 올해 1분기 76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전년대비 9.7% 증가한 수치입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8610억원으로 1% 성장했습니다. 전반적인 화학업황 부진에 스판덱스 시장의 비수기임에도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증권가에선 효성티앤씨가 2분기 이후 실적이 더 개선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7월 파리 올림픽 수혜를 예상하고 있어 주목됩니다.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스판덱스 수요가 늘며 효성티앤씨의 실적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입니다.
윤용식 한화증권 연구원은 "나이키는 올림픽 키트를 발표하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아디다스 또한 과거 소수 종목에 집중하는 전략에서 올해는 41개 종목 후원으로 전환하며 품목을 늘렸다"며 "올림픽 진행으로 인해 스포츠 의류 업체들은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치기에 이는 스판덱스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크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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