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번 주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 유력해 보이나,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인하 전망이 빗나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다시 커지고 있다.
2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와 모닝스타 등은 최근까지는 오는 6일 회의서 ECB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였으나 날짜가 다가오면서 인하 가능성에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ECB는 지난 4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4.50%,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연 4.00%, 연 4.75%로 동결했다. 지난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10차례 연속 금리를 올렸던 ECB는 지난해 10월부터 4월까지 5차례 연속 금리 동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간 ECB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는 통화 약세가 있더라도 ECB는 연준과 다른 길을 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놓아 시장에서는 일단 6월에는 첫 금리 인하 결정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유로통계청이 공개한 5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2.6% 상승하며 시장 전망치 2.5%를 웃돌고 직전 2달 간의 상승세 2.4%도 넘어서자 신중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JP모간 애널리스트 그레그 푸제시는 25bp(1bp=0.01%p) 금리 인하 전망이 "다소 성급한 판단"이라면서 "ECB가 9월까지 (인하를) 기다려도 잃을 건 별로 없고 오히려 인플레 전망이 더 명확해진다는 이점이 더 크다"고 말했다.
FT는 대부분의 애널리스트가 5월 가속한 물가지표 때문에 ECB가 이번 주 이후 추가 인하를 약속하길 꺼릴 것으로 판단 중이라고 전했다.
핌코 포트폴리오 매니저 코스탄틴 베잇은 ECB가 올해 9월과 12월 두 차례 금리를 내릴 것 같다면서도, 끈적거리는 서비스 인플레이션, 견실한 노동 시장, 느슨한 금융 여건 등으로 인해 "금리 인하 횟수가 그보다 적어질 위험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서 멀어지는데다, 연방준비제도나 영란은행이 인하에 더 인내심을 갖는 상황에서 ECB가 이번 주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자칫 '정책 실수'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도 ECB에는 부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무라 이코노미스트 안제이 슈체파니아크는 ECB가 5월 물가 지표가 일시적 현상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할 것 같으나 동시에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고 점진적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UBS 이코노미스트들은 모닝스타에 이번 회의에서 ECB가 금리를 25bp 내릴 것으로 보이나, 트레이더들은 거시 경제 전망에 대한 ECB 입장이나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의 기자회견 내용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판단했다.
모닝스타 포트폴리오 매니저 니콜로 브라가자는 "ECB가 만약 금리를 동결하는 깜짝 결정을 내린다면 주식과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