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회삿돈 707억원을 횡령한 뒤 이를 은닉한 혐의로 추가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 우리은행 직원 형제에 대해 검찰이 항소했다.
서울중앙지검은 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우리은행 직원 전모(45) 씨와 그의 동생 전모(44) 씨에 각각 징역 4년,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5일 항소를 제기했다.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우리은행 직원(왼쪽)과 친동생. [사진=뉴스핌DB] |
검찰 관계자는 "금융기관 관계자의 직무상 범죄로 사안이 중한 점, 범죄수익의 은닉 규모가 크고 그 방법이 지능적이며 여전히 피해가 회복되지 않는 등 죄질이 중한 점, '범죄로는 이익을 얻을 수 없다'는 원칙이 확립되도록 엄정 대응할 필요성이 큰 점 등을 고려해 항소를 제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형 전씨는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에서 근무하던 2012년부터 2020년 사이 동생과 함께 우리은행 계좌에 보관돼 있던 자금 총 707억원을 인출한 후 주가지수 옵션거래 등 개인 용도로 소비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의 범죄수익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횡령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문서를 위조하고 차명계좌를 이용해 자금세탁을 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들을 추가 기소했다.
아울러 검찰은 전씨 형제의 범죄수익 정황을 알면서도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돈을 받은 이들의 부모와 동생 전씨의 배우자 등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기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현경훈 판사는 지난달 30일 이들의 혐의를 인정해 전씨 형제의 부친에게 징역 1년6개월, 모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동생 전씨의 전 배우자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전씨 형제의 가족 이외에도 이들에게 차명계좌를 개설해 준 전 유안타증권 직원은 징역 2년6개월, 형 전씨의 문서 위조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변호사는 벌금 1000만원, 동생 전씨로부터 벤츠 차량을 무상으로 받은 공무원은 벌금 300만원 등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전씨 형제의 범죄수익 은닉에 가담한 가족 등 10명에 대해서도 항소를 제기했다.
한편 전씨 형제는 지난달 12일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15년, 징역 12년을 확정받았다. 아울러 대법원은 이들로부터 각각 332억755여만원을 추징하라는 원심판결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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