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이 1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가자지구 휴전안 지지 결의를 이끌어내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3단계 휴전안 수용을 압박하고 나섰다.
안보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미국이 제안한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에 대한 지지 결의를 채택했다.
이날 결의안에는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미국과 중국 등 14개국이 찬성했고, 러시아는 기권했다.
결의안이 안보리에서 채택되려면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지지가 있어야 하고,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 벤 구리온 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며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결의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말 공개한 3단계 휴전안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안 수용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했던 휴전안의 1단계는 이스라엘군이 모든 가자지구 인구 밀집 지역에서 철수한 뒤 6주 동안 정전 상태에 들어가고, 여성과 노인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맞교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어 2단계는 모든 생존 인질을 교환하고 이스라엘군은 가자에서 철수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마지막 3단계는 가자지구에 대한 재건 계획이 담겼으며, 사망한 인질의 시신도 인도한다는 내용이다.
미국 정부는 이와 함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중동 지역에 파견해 휴전 성사를 위한 막판 외교전을 전개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첫 방문지인 이집트에 도착, 기자회견을 갖고 하마스가 휴전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따.
그는 "(휴전안은) 하마스가 얼마전 스스로 제안했던 것과 유사한 내용"이라면서 "중동 역내 국가와 이스라엘은 이를 사실상 수용했고 이제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유일한 당사자는 하마스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집트와 카타르 등 중동 중재국들이 "휴전을 원한다면 하마스를 설득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도 휴전안을 공개 수용하지 않고 가지자구에서 군사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분명히 이스라엘은 이 제안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을 위한 협상에 나설 용의를 묻는 질문엔 휴전안을 성사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면서 "하마스로부터 답을 들을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미국 NBC 방송은 미국 정부가 휴전 중재가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미국인 인질과 시신을 되찾기 위해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 하마스와 직접 협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한 정부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휴전안이 진전을 보지 못할 경우 하마스와 직접 협상을 시도하는 방안이 매우 현실적인 옵션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현재 미국 국적 인질 5명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BC 방송은 미국 정부와 하마스의 직접 협상 카드는 휴전안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계속 추진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어 이스라엘도 방문, 네타냐후 총리와 3단계 휴전안 성사와 인질 구출 방안 등을 놓고 담판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