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 확대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등 임원 수시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위기를 넘겠다는 계획이다. 과거 연말에 정기적으로 단행했던 정기 임원 인사는 옛일이 되는 분위기다.
정기 인사 시즌이 아닌데도 수시로 CEO급을 교체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고, 중동 정세 불안 지속에 올 연말 미국 대선 등 대내외 기업 환경은 그 어느때 보다 불확실한 상황이다.
◆ SK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차원 잇단 CEO 교체
12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 10일자로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을 SK이노베이션 신임 수석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신임 수석부회장은 SK온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을 사임하고, SK이노베이션 계열의 에너지·그린 사업 전반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과 글로벌 성장전략 실행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재계 주요 대기업 [사진=뉴스핌 DB] |
특히 SK측은 최 수석부회장이 그동안 맡고 있던 SK그룹 수석부회장과 SK E&S 수석부회장은 계속 겸임하는 만큼 그룹 내 미래 에너지 사업의 통합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달에도 김형근 SK E&S 재무부문장을 SK에코플랜트 신임 사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그룹 차원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작업을 진행중인 SK그룹은 이번 달 28~29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이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 향후 그룹 사업 재편 방향 및 추가 CEO 인사에 대한 밑그림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도 반도체 수장 교체...수시 인사 및 조직개편 확산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달 21일 전영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을 DS부문장에 선임했다. 미래사업기획단장에는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DS부문장을 위촉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하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며 "전 부문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포스코 그룹도 장인화 회장 취임 100일을 전후로 인적 쇄신 및 조직개편을 예고했다. 특히 장 회장은 조직 슬림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한 경영 효율성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에선 이같은 주요 기업들의 수시 인사가 잦은 배경으로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을 꼽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에다 특히 올해 말 미국 대선 등 그 어느때보다 경영 환경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의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면서 연말 정기인사 시즌까지 기다리지 않고 경영 효율성 차원의 수시 인사를 단행하는 것 같다"며 "올 연말 미국 대선 등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의 수시 인사 및 조직개편이 점점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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