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집값 회복과 급매물 소진으로 주택시장에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3년여 만에 5000건대를 돌파할지 주목된다.
집값이 바닥을 찍고 추가 회복할 것이란 분위기가 감돌면서 추격 매수세가 늘어난 상황이다. 월간 거래량이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주택시장 호황기 수준까지 회복할 경우 투자심리가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5000건대 진입이 점쳐지면서 본격적인 집값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기준 서울시에 집계된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은 4144건이다. 실거래가 신고는 계약 후 30일 이내로 잔여일을 감안할 때 거래량이 5000건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월간 거래량 5000건대 기록은 지난 2021년 1월(5952건)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주택시장 호황기 때 나타나던 수치로 작년 기록한 월평균 거래량 1000~2000건대와 비교하면 대폭 개선된 것이다.
집값이 두 달 넘게 반등하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 여의도 63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최상수 기자] |
거래량이 늘면서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은 5개월 연속 높아졌다. 고가 아파트 거래가 늘어난 데다 매도호가 상승에도 거래가 늘면서 매물의 몸값이 전반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아파트 평균 거래금액이 10억3810만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12월 10억4082만원, 2024년 1월 10억9448만원, 2월 10억 580만원, 3월 11억4502만원으로 나타냈다. 지난달 집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11억3873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적인 편차가 있으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우상향하고 있다. 집값 반등세가 주택 매수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6월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12주 연속 오르고 상승폭도 한층 더 가팔라졌다. 전주 보합에서 상승 전환한 노·도·강(노원구, 도봉구, 강북구)도 2주째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더 오르기 전에 내 집을 마련하는 대기 수요자가 늘어났다.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0.06%, 경기 아파트 매매가격은 0.02% 각각 오르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은 0.05% 하락하며 수도권과 양극화 현상을 나타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은 전셋값이 오르는 가운데 매매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선호지역·단지 중심으로 매수문의가 꾸준히 유지되는 상황"이라며 "신고가 거래가 발생한 후 매도호가가 상향 조정되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관련한 지표가 개선되면서 추격 매수세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장에 공급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지난해 주택 인허가는 38만8891가구로 전년보다 25.5% 감소했다. 주택 인허가가 20% 넘게 하락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33.2%)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수도권 주택 인허가는 18만 412가구로 전년보다 5.5%, 지방 인허가는 20만8479가구로 37%로 줄었다. 고금리와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올해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통상적으로 주택은 인허가 이후 2∼3년 내 착공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공급 가뭄이 우려된다.
용산역 일대 A공인중개소 대표는 "2019~2020년 주택경기 호황기 당시 월간 거래량이 최대 1만건이 넘었기 때문에 거래량이 현 수준보다 더 늘어날 여지가 충분하다"며 "집주인들이 매도호가를 높여 매수에 고민하는 수요자가 늘었으나 집값이 10주 넘게 오르자 더 늦게 전에 내 집을 마련하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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