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일본은행(BOJ)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는 동결했지만 시장이 기다렸던 국채매입 축소 계획은 다음달 발표하기로 했다.
14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BOJ는 이틀 간의 회의를 끝내고 단기 금리를 현행 0~0.1%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어 BOJ는 국채매입 속도를 현재의 매달 6조엔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향후 1~2년에 걸쳐 매입 규모를 축소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은 7월 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OJ는 성명에서 "지난 3월 결정과 마찬가지로 국채 매입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이후에는 장기 금리가 시장서 더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도록 향후 매입 규모는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은 7월 회의서 테이퍼링 계획을 결정하기 전에 시장 참가자들의 견해를 취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 동결은 이미 예상됐던 결과였으나 시장의 관심은 BOJ가 언제, 그리고 어떻게 막대한 대차대조표를 축소할 것인가에 맞춰져 있었다.
앞서 6일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대규모 통화 부양책에서 벗어나기 위해 채권 매입을 줄이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시장에서는 BOJ가 이번 회의에서 점진적 테이퍼링에 대한 단서를 줄 것으로 기대해 왔다.
하지만 기다렸던 테이퍼링 소식이 안 나오자 엔화 가치는 즉각 하락했고, 일본 증시는 상승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4일 BOJ 회의가 종료된 직후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57.685엔으로 0.42% 상승(엔화 약세) 중이다. 회의 직전 달러/엔 환율은 157.33엔을 기록했는데 회의 종료 후 엔화 낙폭이 커진 것이다.
오전장을 보합세로 마쳤던 일본증시 닛케이지수는 BOJ 결정 이후 0.4% 상승 중이다.
이날 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만큼 시장은 잠시 후 있을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의 기자회견을 주목할 예정이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 [사진=블룸버그] |
◆ 7월 금리 인상 나설까
현재 일본의 인플레이션은 BOJ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어 BOJ는 경제를 과열시키지도 냉각시키지도 않는 수준인 1~2% 사이의 금리를 목표로 단기 금리의 점진적 인상을 원하고 있다.
이는 현재 0-0.1% 범위인 금리를 향후 몇 년 동안 여러 차례 인상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엔화가 상대적 약세를 나타내는 점도 BOJ가 조기 금리 인상을 단행할 근거가 되고 있다.
지난 7일 공개된 블룸버그통신 조사에서는 응답 이코노미스트의 3분의 1은 7월 중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봤다.
모간스탠리는 지난달 분석에서 BOJ가 오는 7월과 내년 1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에버코어 ISI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 역시 14일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서 BOJ가 이르면 7월 금리를 올릴 것 같고, 늦어도 10월을 넘기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닛케이신문 역시 오는 "7월과 10월에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우에다 총재가 기자회견 중 금리 인상에 대한 단서도 제공할지 관심이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