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점령 영토 4곳을 포기하고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의사를 철회한다면 즉시 휴전에 돌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곧바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조건은 매우 단순하다"면서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의 도네츠크와 루한시크, 헤르손, 자포리지야에서 우크라이나가 완전히 군대를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발언은 스위스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하루 전 나왔다. 러시아는 이번 회의에 초청되지 않았다.
러시아는 지난 2022년 해당 지역의 전면 통치권을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물론 미국 국제사회와 충돌했다. 푸틴 대통령은 "키이우에서 그들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릴 준비가 돼 있고 이 지역에서 군대를 정말로 철수하기 시작하는 한편 공식적으로 나토 가입 추진 포기를 발표하자마자 우리는 즉시, 문자 그대로 같은 시각에 휴전을 시작하고 협상을 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6.15 mj72284@newspim.com |
전쟁 3년째 들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약 5분의 1을 통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영토의 복귀와 러시아군의 철수만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종전 조건 제시 후 우크라이나 측은 즉각 반발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로이터통신에 이 같은 제안에 "터무니없다"면서 "그는 우크라이나에 패배를 인정하라는 이야기이고 우크라이나가 합법적으로 영토를 러시아에 포기하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크라이나가 통치권을 포기하라고 제안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러시아 대통령은 이탈리아 스카이 TG 24 뉴스에 "이러한 최후통첩 메시지는 과거 메시지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미국 측 역시 푸틴 대통령의 요구에 선을 그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푸틴)는 우크라이나에 그들이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지시할 입장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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