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 방문 길에 오른 18일 서울에서 한국과 중국의 고위급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회동했다.
외교부는 19일 "김홍균 제1차관과 중국의 쑨웨이둥(孫衛東)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전날 개최한 '한·중 외교안보대화'에서 양자 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정세 등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달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갖고 중단된 외교안보대화를 재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양측의 외교부와 국방부가 함께 참여하는 외교안보대화는 2013년과 2015년 두차례 열린 적이 있으며 이번에 차관급으로 격상돼 재개됐다.
18일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중 외교안보대화'에서 양측 대표단이 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 김홍균 외교부 1차관,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 장바오췬 중국 중앙군사위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 [사진=외교부] 2024.06.19. |
이날 회의에서 한국 측은 수석대표인 김 차관과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이 참석했고, 중국은 쑨 부부장과 함께 장바오췬(張保群) 중앙군사위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오후에 시작해 업무 만찬까지 이어져 6시간 이상 상호 간 외교안보 관심사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회의에서 김 차관은 최근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와 오물 풍선 살포 및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등 일련의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이루어지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또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고 북·러 간 불법적 군사협력의 강화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차관은 이어 북·러 군사협력 강화로 한반도에 긴장이 조성되는 것은 중국의 이익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중국 측이 한반도 평화·안정과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차관은 또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국내외의 우려를 전달하고 중국 정부의 각별한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쑨 부부장은 "중국의 대(對) 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다"면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이날 쑨 부부장을 접견하고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쑨 부부장은 이에 대해 "북·러 간 교류가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길 바란다"는 중립적 입장을 밝혔다.
양측은 앞으로 외교안보대화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1.5트랙 대화', '외교차관 전략대화' 등 이미 합의된 다양한 교류·실질협력 사업을 착실히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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