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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사직도 휴진도 선언에 그쳐…의료계 집단행동 동력 잃나

기사등록 : 2024-06-2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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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선언 비대위 소속 교수 계속 진료보고 있어
서울대병원 교수, 무기한 휴진 일주일 만에 철회
사직·휴진 카드 전부 쓴 의료계, 정부 대화 준비 중이지만
당사자 전공의·의대생 범의료계 협의체 불참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빅5' 상급종합병원 교수들이 정부 정책에 항의하는 뜻에서 집단 사직과 휴진을 진행했지만, 실제로 병원을 떠나진 못했다.

각 병원 비상대책위원회 집행부인 강경파 교수들조차 사직서를 제출한 뒤에도 환자 진료를 하고 있다.

지난 17일 시작된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무기한 집단 휴진은 일주일 만에 끝났다. 지난 18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중심으로 진행한 개원의 휴진은 참여율은 2020년 파업 절반 수준에 그쳤다.

사직도 휴진도 사실상 '선언'에 그치면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동력을 잃는 분위기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대한의사협회가 집단휴진에 돌입한 지난 18일 오전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에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작성한 '휴진을 시행하며 환자분들께 드리는 글'이 붙어 있다. 2024.06.18 mironj19@newspim.com

21일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회 소속인 의대 교수 중 실제로 진료를 아예 안 보고 있는 교수는 한 명밖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5월 1일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 집행부 교수 4명은 사직서를 제출하고, 사직서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진료를 멈추겠다고 했다.

당시 집행부로 활동한 방재승(신경외과), 배우경(가정의학과), 김준성(심장혈관흉부외과), 한정호(신경외과) 교수는 모두 분당서울대병원 소속이다.

하지만 이날 분당서울대병원에 확인한 결과 실제로 진료를 아예 안 보고 있는 교수는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방재승 교수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이번 주 서울대병원이 무기한 집단 휴진에 들어가면서 해당 교수님들도 진료를 조정하긴 했지만, 방 교수님을 제외한 나머지 세 분은 지난주까지 진료를 했다"고 말했다.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실제로 떠날 것이라고 했지만, 진료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사직서 제출 이후 실제로 병원을 떠난 교수님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최창민 교수도 최근부터 진료를 다시 보기 시작한 걸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6.14 choipix16@newspim.com

가장 먼저 무기한 휴진을 결정하며 집단 휴진 선봉에 섰던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결국 무기한 휴진을 철회했다. 

서울의대 비대위가 지난 20일부터 이날까지 이틀에 걸쳐 교수진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한 결과 73.6%(698명)이 휴진을 중단하는 것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다음 주 월요일부터 정상진료에 나선다.

휴진을 진행한 기간에도 병원이 실제로 중단되진 않았다. 무기한 휴진 첫날인 17일에만 외래진료가 줄어들고 이후부터는 다시 진료 수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강희경 서울의대 비대위원장은 휴진에 앞서 진행한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진료실이 완전히 닫히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교수들이 말하는 '휴진'이란 완전히 진료실 문을 닫는 게 아닌 조정 가능한 환자 진료만 미루는 것이라는 게 강 비대위원장의 설명이다. 

의협이 정한 휴진일에 하루 동참한 나머지 '빅5' 병원 교수들은 상황을 보며 장기 휴진에 대한 계획을 짜고 있지만, 몇 달 치 진료가 잡혀있는 상급종합병원 특성상 휴진을 진행하더라도 서울대병원과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성모병원은 전날 교수회의를 열고 향후 장기 휴진과 관련한 의견을 이번 주말까지 모으기로 했다. 삼성서울병원 교수들은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결과를 가지고 오는 25일 교수 총회를 열 예정이다.

의료계 집단행동이 무기한 휴진 철회와 저조한 사직 동참으로 인해 동력을 잃으면서 의료계 내부에선 정부와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게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사태의 당사자인 전공의와 의대생의 불참으로 인해 애를 먹고 있다. 의협은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를 산하에 설치하고 총 14인으로 의료계 대표자를 구성하기로 했다.

여기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과 손정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비대위원장을 참여시키는 게 의협의 계획이지만 두 사람 모두 올특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사태의 당사자인 전공의들은 의협이 정부에 요구한 3가지 요구안은 대전협의 7대 요구안에서 명백히 후퇴했다며 대화 참여를 계속해서 거부하고 있다.

yk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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