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재계 총수들이 잇따라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각종 첨단기술 회사들이 모여 사업을 벌이고 있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기술혁신의 장이 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AMD, 인텔, TSMC 등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회사들이 몰려있다 보니 총수들이 인공지능과 반도체시장 만큼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 대규모 사업 재편 작업을 진행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시장을 점검하고, 사업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차원이다. 최 회장은 미국 방문 기간 중 현지 대형 정보기술(IT)업체 주요 인사들과의 회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반도체부터 서비스까지' AI에 필요한 모든 생태계를 육성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시스템 구현에 필수적인 초고성능 AI용 메모리 제품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서버 구축에 최적화된 '고용량 DDR5 모듈', '엔터프라이즈 SSD(eSSD)' 등 경쟁력 있는 제품들을 앞세워 글로벌 AI용 메모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 최태원·구광모 회장, 잇따라 실리콘밸리행...AI·반도체 시장 점검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최근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북미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미래준비 현황을 살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배터리, 로봇 등 미래 사업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LG의 미래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점검했다.
LG는 2018년 실리콘밸리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 2020년에는 LG전자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를 설립하고, 글로벌 스타트업 등과 협업을 강화하며 미래성장 동력 발굴에 힘써왔다.
구광모 (주)LG 대표(앞줄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미국 테네시에 위치한 LG전자 생활가전 생산공장을 찾아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적용된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 |
구광모 회장은 "신사업은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으로 인정받아야 하며, 결국 변함없는 성공의 키는 차별화된 고객가치에 달려있다"며 "이를 통해 성공 사례를 만들어 더 많은 스타트업과 파트너들이 LG를 찾아오고, 새로운 사업 모델이 지속 발전되어 나가는 선순환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 이재용 회장, 이달 초 2주간 美 동·서부 출장..."삼성답게 미래 개척"
최 회장과 구 회장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이달 초 2주 간의 미국 출장에서 AI 관련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미래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출장 기간동안 미국 동·서부를 가로지르면서 글로벌 CEO들과 중장기 비전을 공유하고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올해 출장은 특히 인공지능과 반도체에 초점이 맞춰졌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 겸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등도 만나 AI 반도체 등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라며 "삼성의 강점을 살려 삼성답게 미래를 개척하자"고 당부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올해 말에는 미국 대선도 있어 그 어느때 보다 미국을 중심으로 급격한 글로벌 사업 환경 변화가 예상된다"며 "미래 먹거리이자 최첨단 산업인 인공지능과 반도체 만큼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회장들이 보여주고 있는 것 아니겠냐"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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