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06-21 14:35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민간경제연구원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4%로 0.4%포인트(p) 상향했지만 국내 대기업들의 위기감은 여전하다. 반도체와 조선 등 전통적 수출 효자 업종의 하반기 수출 증가 전망 외에 자동차와 부품, 철강, 석유화학, 전기차 배터리 등 다른 산업 전망은 여전히 비관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석유화학에 이어 철강, 배터리 관련 기업들은 오히려 비상경영이 확산하고 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4%로 상향 조정했다. 한경원은 상향 조정 이유로 '글로벌 경기 개선에 따른 수출실적 호전'을 들며 "인공지능(AI)에 대한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출 증가가 전체 수출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반도체·조선 제외 석유화학·철강 등 비상경영 확대반도체와 조선업종을 제외한 자동차와 철강, 석유화학, 전기차 배터리 업계는 여전히 하반기 경영환경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철강업계의 경우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에다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 공세에 사실상 비상경영 상태다. 포스코는 지난달 24일부터 임원들의 근무를 주 5일제로 되돌렸다. 당초 올해 1월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격주 주 4일제를 도입했는데 철강업계의 불황이 이어지자 비상 근무에 나선 것이다. 임원 급여도 최대 20% 반납키로 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도 근무 시간을 조정하고 공장 가동 시간을 줄여 감산에 돌입한 상황이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도 보릿고개를 넘는 중이다.
◆ SK그룹, 계열사 흡수합병 및 통폐합·CEO 교체 등 전방위 사업 재편
주요 대기업 중에선 SK그룹의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배터리 회사 SK온의 적자가 지속되자 모 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다른 계열사인 SK E&S의 통합 검토 논의가 나오는 등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계열사 흡수합병 및 중복사업 통폐합, 계열사 임원 감축 및 CEO 교체, 계열사 매각 및 투자지분 정리 등 SK그룹 차원의 전방위적 사업 재편안이 나오고 있다. SK그룹은 오는 28∼29일 SK그룹 경영전략회의 자리에서 올해 초부터 추진한 그룹 리밸런싱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재계 1, 2위인 삼성과 SK 등 주요 그룹사 중심으로 위기감이 파다하다"며 "한가하게 경제성장률 상향을 논할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