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북한은 27일 "미사일총국이 26일 새로운 중요 기술 시험을 진행했다"면서 "미사일 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 중대한 의미를 갖는 개별기동 전투부 분리와 유도조종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시험은 중장거리 고체 탄도미사일 1계단 발동기를 이용해 최대 안전성을 보장하며 개별기동 전투부 비행특성 측정에 유리한 170~200㎞ 반경 범위에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분리된 기동 전투부들이 설정된 3개의 목표 좌표점들로 정확히 유도됐다"고 말했다.
북한은 6월 27일 "미사일 개별기동 전투부 분리와 유도조종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위한 다탄두 개별 목표설정 재진입체(MIRVs) 시험을 공식화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극초음속 미사일 여부 따질 때 아니다"
또 북한은 "미사일에서 분리된 기만체 효과성도 반항공 목표발견 탐지기들을 동원해 검증했다"면서 "개별기동 전투부 분리와 유도조종 시험의 목적은 다탄두에 의한 각개 표적 격파 능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 기술 시험이 본격적인 시험단계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은 미사일 역량 강화와 기술 발전에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면서 "기만체의 효과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과학 기술적 대책을 철저히 세우는 것에 대해 언급했다"고 말했다.
무기체계 권위자인 권용수(해사 34기) 국방대 명예교수는 28일 "지금 극초음속 미사일인지 아닌지를 따질 때가 아니다"면서 "이젠 북한에서 다탄두 개별 목표설정 재진입체(MIRVs) 기술을 개발하고 시험하고 있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북한의 MIRVs 기술 확보가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한미일 공동으로 북한의 ICBM 고도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 교수는 "한국 정부와 군이 북한의 ICBM 고도화 위협으로부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조치와 대책, 메시지를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각종 방어망을 뚫고 들어가서 군사적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할 수 있도록 설계된 다탄두와 디코이부터 MIRVs 능력, 그리고 부스트 단계 이후 재진입체를 운반하고 분리시키는 후추진체(PBV) 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북한은 6월 27일 "미사일 개별기동 전투부 분리와 유도조종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위한 다탄두 개별 목표설정 재진입체(MIRVs) 시험을 공식화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500~600km, 최대 1000km 시험 더 거쳐야
MIRVs 개발은 대형 미사일과 소형 탄두, 재진입체, PBV 정밀유도, 그리고 비행 중 순차적으로 탄두를 방출하는 복잡한 PBV 메커니즘 등의 조합으로 이뤄지는 복잡한 시스템 기술을 요구한다.
미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국가들이 ICBM을 위한 MIRVs를 완성하는데 5년 정도 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탄두의 외형은 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할 수 있도록 설계된 단순한 다탄두 재진입체(MRVs)와 기만체로부터 MIRVs까지 다양한 잠재적 기술이 요구된다.
MIRVs 기술은 미국이 1970년대 초 전력화한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처음 사용했다. 아직도 미국과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5개국만이 MIRVs 기술을 지상 또는 SLBM에 전력화할 정도로 고난도 기술이다. 북한 역시 MIRVs 개발에 대해 강한 집념을 갖고 있다.
북한이 ICBM의 MIRVs 기술을 개발하고 확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500~600km, 최대 1000km까지 몇 차례 시험을 더 거쳐야 한다.
권 교수는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현실화와 관련해 "남은 과제는 ICBM 재진입체의 정확성과 생존성 향상에 직접 관련이 있는 다탄두 기술 개발"이라고 오래전부터 분석해왔다. 권 교수는 "향후 북한은 MIRVs 완성을 통한 화성-17형과 화성-18형 ICBM의 실질적 전력화에 주력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시험발사를 2024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었다.
북한은 6월 27일 "미사일 개별기동 전투부 분리와 유도조종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위한 다탄두 개별 목표설정 재진입체(MIRVs) 시험을 공식화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한국, 북한 너무 모른다는 것이 문제"
권 교수는 한국의 대응 방안에 대해 "정치와 외교, 경제 등을 포괄하는 국가 핵전략을 명확히 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전문가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군사적 대응 전략·전술을 시스템적으로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해왔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올해 안에 신형 고체연료 ICBM 화성-18형과 신형 액체연료 ICBM 화성-17형에 탑재할 MIRVs 완성을 위한 시험발사를 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특히 북한은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4월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각이한 사거리의 모든 전술·작전·전략급 미사일들의 고체 연료화·탄두 조종화·핵 무기화를 완전무결하게 실현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김 위원장이 전 지구권 내의 임의의 적 대상물에 대해서도 '신속히, 정확히, 강력히'라는 당 중앙의 미사일 무력 건설의 3대 원칙을 빛나게 관철하게 됐다고 긍지에 넘쳐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이러한 언급은 각종 신형 전술핵·전략핵 유도무기체계들이 시험단계가 아니라 이미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젠 북한이 MIRVs 시험을 공식화했다. 한국 군과 정부가 북한을 너무 모른다는 것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한다.
kjw86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