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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후보 하차?...미셸 오바마 나오면 트럼프에 낙승

기사등록 : 2024-07-0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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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불거진 조 바이든 대통령(81)의 고령에 따른 건강 및 인지력 문제로 민주당 대선 후보 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첫 대선 후보 TV토론을 주관했고 좌파 언론으로 분류되는 CNN방송조차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참패와 이에 따른 당내 분위기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 후 퇴장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짜뉴스'로 폄하하는 좌파 성향의 뉴욕타임스(NYT) 전자판 오늘(2일) 자 1면은 '바이든의 실수는 점점 더 잦아지고 우려스럽다고 한다'는 제목이다. 바이든 대통령 곁에서 지켜본 측근들을 인용해 지난 수개월 사이에 그의 말과 행동에 실수가 잦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좌파 성향의 미 서부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비공개적으로 민주당 당원들은 패닉 상태다. 바이든 캠페인만 모든 게 괜찮다'란 제하의 기사에서 민주당 당원들과 기부자들은 "낙담"하는 분위기인데 바이든 캠페인만큼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미국 유력 언론들이 하나같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통령직 출마 자격을 놓고 부정적 보도를 내놓고 있고 민주당 지지층의 상당수가 후보 교체를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여럿 나왔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 레이스 완주 의사가 완강하다.

하지만 이날 민주당 현역 의원 중 최초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놓는 등 모든 상황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결단'을 촉구하는 형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 후보 교체, 이번 주가 분수령...당내 소신 발언 확산

민주당 소속 15선 하원의원인 로이드 도겟(텍사스 35지구)이 이날 소신 발언 '스타트'를 끊었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36대 대통령(1963년 11월~1969년 1월 재임)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사례를 거론하며 "지금은 매우 다른 상황이긴 하나 바이든 대통령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존슨 전 대통령은 1968년 대선에서 3선이 유력한 상황이었지만 베트남전 반전 여론과 경제난에 지지율이 급락했고 다른 유력 주자가 부상하자 중도 사퇴했다.

도겟 의원이 이 사례를 소환한 것은 의미가 크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당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자리를 양보해 달라는 메시지로 해석돼서다.

현재 의회 의석 분포도를 보면 민주당이 상원을 간신히 장악하고 있고 하원은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바이든의 '고령 리스크'가 부각될수록 민주당이 하원 탈환은커녕 상원 방어도 못 할 것이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단 전언이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열린 첫 TV 대선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7.02 mj72284@newspim.com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하원의원은 CNN에 "바이든 대통령 출마에 대해 우려하는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많고 점차 더 많아지고 있다"며 "우리는 그에게 사임하라고 등떠밀고 있진 않지만, 그가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점점 더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알렸다.

CNN이 취재한 20여 명의 민주당 의원과 관계자의 대다수가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 운동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이 중 일부는 그가 이번 주 안에 결단을 내리고 발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단 소식이다.

아직 민주당 지도부나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없지만 이번 주까지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이 없다면 당내 혼란은 급격히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 고위 민주당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알아야 할 하나는 고집"이라며 "우리는 그가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게 시간을 주려는 것인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 "미셸 오바마 출격시 트럼프 이긴다" 

민주당 내에서는 대선 대안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유일한 카드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급부상했다.

로이터 통신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미 전역 성인 1070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일 조사(표본오차 범위 ±3.2%p)해 이날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셸 오바마 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상 양자대결에서 50% 대 39%로 11%포인트(p)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8월 화상으로 진행된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 참석한 미셸 오바마 여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 민주당 내에서 대체 후보로 거론되는 기타 인사들의 양자대결은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에 적게는 1%p에서 많게는 6%p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셸 오바마 여사가 유일하게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을 따돌린 수준을 넘어 압도적으로 지지율 면에서 앞선다는 결과다.

그러나 미셸 여사 본인은 지난 몇 년 동안 정치에 뜻이 없다고 거듭 밝혀왔다. 미셸 여사의 PR 담당자인 크리스탈 칼슨은 같은 날 주간 뉴스위크에 미셸 여사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알렸다.

◆ 논란 잠재우려 바이든 조기 지명 검토

미셸 여사 다음 가장 유망한 대안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이다. 해당 여론조사 양자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 42%, 트럼프 대통령 43%로 1%p 차이의 박빙을 보였다.

당 규정상 민주당이 대안 후보를 내놓으려면 바이든 대통령이 먼저 사퇴해야 한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물러날 기미가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고령 리스크'를 돌파하기 위해 안간힘인데, 전날 '깜짝' 백악관 연설을 했고 이번 주에는 민주당 주지사들과 만나 온·오프라인 면담을 갖는다. 민주당 지도부와의 면담도 수일 안에 예정돼 있으며, 이날 ABC방송과 인터뷰한 방송 분량은 오는 5일 방영된다. 민주당 인사들을 달래고 방송 인터뷰에서 유창한 답변으로 TV토론 때 논란을 불식시키겠단 행보다.

바이든 대통령을 후보직에서 끌어내릴 방법이 있긴 한데 민주당 경선에서 전국 3937명의 대의원 중 그가 확보한 3894명의 대의원에서 1976명 이상이 내달 있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그에게 투표하길 거부하면 가능하다. 그러나 이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파닉스에서 여성 낙태권 관련 행사에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바이든 대통령이 압박에 못 이겨 스스로 물러난다고 해도 대체 후보 선출까지 첩첩산중이다. 민주당 내규상 대선 후보가 되려면 각 주 경선에서 특정 규모의 대의원을 확보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의원 99%를 확보한 후보여서 대안 후보를 내려면 민주당이 관련 당규를 개정해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존에 바이든 대통령이 확보한 대의원들은 '지지 후보 없음'(uncommitted)으로 내달 19~22일 전당대회에 참석하게 되는데 이때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할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전당대회에서 대안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면 일단 해리스 부통령이 유력하단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정치학자 라라 브라운은 ABC방송에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를 중도 포기하거나 유사시 전당대회에서는 "그를 지지하는 상징적인 1차 투표가 있을 수 있다. 실질적인 2차 투표에서는 유사시 승계 서열 2위인 해리스 부통령을 후보로 선출할 것 같다"는 의견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안 후보가 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자연스럽고 유력하지만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다른 민주당 소속 정치인을 대안 후보로 추천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바이든 후보 사퇴시 다소 골치가 아픈 상황이어서인지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오는 21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자격심사위원회 화상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조기에 확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날 보도했다.

민주당은 각 주의 대의원들이 전당대회장에 모이기 이전에 '호명 투표'(roll-call vote)로 후보를 선출할 수 있게 이미 당규를 개정한 상태로 알려졌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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