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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용장애 질병화 논란에, 전문가들 "산업 위축 우려"

기사등록 : 2024-07-0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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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국회 게임정책포럼 세미나 개최
WHO 게임이용장애 등재에 국내 도입 가능성 높아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아직까지 ICD-11(국제 질병 분류 제11차 개정판)에 등재된 이후 KCD(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등재되지 않은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대로 가면 게임이용장애의 질병코드 (국내) 도입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국내 게임 산업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게임이용장애의 질병코드 도입 가능성도 높아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게임정책포럼 세미나'에서 전문가들과 국회의원들은 게임산업의 현황과 과제를 점검하며 이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게임정책포럼 세미나'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조문석 한성대학교 사회학부 교수는 이날 행사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ICD)에 게임이용장애가 등재된 만큼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도 게임이용장애의 질병코드가 등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조문석 교수는 "게임 이용 장애에 대한 정의와 도박장애에 대한 정의가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 등 해외에서도 게임이용장애의 질병 여부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과잉 의료화 문제와 위험성, 게임의 긍정적 효과와 교육적 활용 사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만약 게임 이용을 질병화하게 되면 다른 질병이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을 실질적으로 밝히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게임 이용 장애 유형이 불분명하고, 유병률이 극단적인 응답 패턴으로 인해 부풀려질 수 있다. 일례로 문화권마다 게임에 대한 인식 차이로 인해 유병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게임정책포럼 세미나'. [사진=양태훈 기자]

아울러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이 실제로 이루어질 경우, 게임 산업뿐만 아니라 게임을 즐기는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게임의 순기능을 인정하고, 과도한 의료화를 경계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남걸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신기술 본부장 역시 한국 게임 산업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김남걸 본부장은 "지난 2022년 기준 한국 게임 산업 매출액이 22조 2000억 원으로 세계 4위 게임 강국이 됐지만,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록이 국내에 도입될 경우, 게임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아가 "모바일 게임의 급성장, PC 온라인 게임의 안정적 성장, 콘솔 게임 시장의 확대 등 국내 게임 산업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며,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 필요한 시점에서 질병코드 도입은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질병코드 도입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신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게임정책포럼 세미나'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세미나에 참석한 의원들도 게임산업의 현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먼저, 조승래 게임정책포럼 준비위원장은 "게임은 단순한 여가문화가 아닌 기술 친화적인 최첨단 산업이자 종합예술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육성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WHO의 ICD-11 도입으로 인한 우려가 큰데, 게임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8년간 대한민국게임포럼을 통해 국회 게임전시회 개최, 게임 OST 오케스트라 개최 등 게임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고, 게임을 법률상 문화예술로 포함시키는 등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며, "제22대 국회에서는 더욱 많은 목소리를 담아 게임분야 현안 해결에 앞장서고, 국내 게임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 게임사들의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지적하며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성회 의원은 "게임이 질병이 아니라 게임 내에 있는 도박적 요소가 문제"라며, "이를 바로잡아 대한민국의 훌륭한 게임 콘텐츠가 글로벌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세대 변화에 따른 게임 인식 개선의 의지를 피력했다. 이준석 의원은 "지금의 젊은 부모 세대는 자신들이 어릴 때 게임을 했던 경험이 있어 게임을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며 "게임의 긍정적 측면을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게임 산업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한국이 게임 산업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왔듯이 앞으로도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제22대 국회 게임정책포럼의 공식 출범을 앞두고 열린 사전 행사로, 포럼은 다음 달까지 국회의원 회원 및 외부 단체 회원을 추가로 모집해 오는 9월에 발대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포럼에 회원으로 가입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김성회, 박상혁, 장철민, 위성곤 의원과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등이다.

dconnec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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