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국내 최대 선사인 HMM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균형 전략 덕분에 눈에 띄는 실적 상승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HMM은 과거 컨테이너선 중심으로 선단을 꾸려왔다. 이에 컨테이너선 시황이 약화되고 벌크선 시황이 살아날 때 매출 개선 효과를 거의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두 선박 시황이 모두 상승세인 데다 HMM이 벌크 선단을 늘리는 추세라 실질적인 매출과 매출 구조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운항 거리 증가, 해상운임 상승 부추겨
4일 업계에 따르면 벌크선 운임지표인 BDI(발틱운임지수)는 지난 2일 기준 2179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운임인 1379와 비교하면 58%나 상승한 셈이다.
BDI는 석탄, 철광석과 같은 원자재와 곡물을 운반하는 벌크선의 세계 주요 26개 항로 운임을 종합해서 산출한다. 1985년 1월 4일 운임 수준을 기준(1000)으로 삼고, 석탄·광석·곡물·건축 자재 등의 원자재를 포장 없이 운송하는 것에 대해 운임을 평가한다.
중국 상하이 항구에 정박한 벌크선 [사진= 블룸버그통신] |
실제로 철강 물동량 확대가 BDI 상승을 견인했다. 중국은 자동차 생산 분야가 회복하면서 철강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호주 광산업체들 역시 대규모 물량 선적을 이어가면서 철광석 물동량이 견조한 실적을 보였다.
관련 업계에선 하반기에도 중국 등지에서 주요 원자재 수요 증가 예상돼 BDI 운임 지속해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운항 거리가 길어진 것도 BDI 상승을 부추겼다. 지난해 말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시작된 홍해 사태로 글로벌 선사들이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파나마 운하 역시 극심한 가뭄으로 운항 차질을 빚고 있다.
운항 차질은 BDI뿐만 아니라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도 부추기는 상황이다.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2주 연속 상승해 지난달 28일 기준 3714.3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6.9% 올랐으며 지난해 동기 대비 3배 이상 올랐다.
시장에선 통항 제한이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하고 있어 해상운임 상승세는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벌크·컨테이너선 운임 동반 상승…HMM 매출 '기대'
업계에서는 벌크선과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의 동반 상승으로 HMM의 실적 역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BDI와 SCFI의 동반 상승은 두 사업 모두 운영 중인 HMM 상황에서 실적 개선은 당연한 일"이라며 "중요한 점은 단순한 매출 증가뿐만 아니라 매출 구조도 안정화됐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함부르크항에서 하역 작업을 마치고 출항을 준비중인 2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그단스크'호. [사진=HMM] |
2010년만 하더라도 HMM은 벌크와 컨테이너선 사업 비중이 비슷했다. 하지만 해운 업황 악화로 벌크선을 매각했고, 코로나 기간은 컨테이너선 운임 폭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컨테이너선 시장이 얼어붙자 HMM은 실적에 치명타를 입기도 했다. 이 시기 BDI 지수가 좋을 때도 있었지만, HMM은 벌크선 비중이 크지 않아 BDI로 인한 매출 개선 효과가 거의 없었다.
다만 벌크선 확대 전략을 추진하면서 올해는 BDI 상승 덕을 그나마 볼 수 있게 됐다.
HMM은 최근 벌크선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36척 보유하고 있는 벌크선을 2030년 110척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77척을 보유한 컨테이너선 역시 같은 기간까지 130척으로 확대한다. 이에 시간이 갈수록 벌크와 컨테이너선 사업 비중의 균형이 맞아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HMM은 지난해보다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의 비중 차이가 줄었다"며 "SCFI 시황이 좋은 상태에서 BDI까지 받쳐주고, 이러한 상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HMM이 지난해보다 얼마나 실적을 개선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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