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은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 올해 2~3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홍해 상태, 불안정한 국제 정세 등으로 해상운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미·중 갈등 역시 운임 급등 요소로 분류되고 있어 실적 개선 폭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관측된다.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070억원으로 글로벌 선사들보다 월등히 높다.
이 기간 머스크는 1억6100만 달러(약 2184억4480만원) 적자 기록, ONE은 2억2300만 달러(약 3025억 6640만원) 수준으로 HMM 실적에 훨씬 못 미쳤다.
영업이익률 역시 HMM은 17.5%로 집계됐지만, 머스크는 2% 적자, ONE은 5.8%로 확인됐다.
호실적은 해운운임 상승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평균 969p였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해 1분기 평균 2010p로 상승했다.
HMM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홍해 이슈로 인한 운임지수 상승과 수익성 위주의 영업 강화로 매출액 및 영업이익 증가했다"며 "영업이익률은 17.5%로 글로벌 선사 중 톱클래스 수준을 유지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컨테이너선 운임은 2분기 들어서도 여전히 상승세다. 최근 SCFI는 7주 연속 상승하며 지난 24일 기준 2704.43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182.67 오른 수준이다. 게다가 SCFI가 2700선을 기록한 것은 2022년 9월 초 이후 1년 8개월 만의 일이다.
여전히 홍해 이슈도 해결되지 않았다. 지난해 말 친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하면서 통항 제한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현재 유럽~아시아 항로 선박은 아프리카 대륙 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중이다. 이로 인해 운항 일수가 기존 대비 15일(왕복 기준) 이상 늘어났다. 여기에 중동 지역 정세도 여전히 불안해 당분간 운임 상승은 지속될 것이 유력하다.
시장 역시 운임 상승을 점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희망봉 항로를 채택하면서 운임 인상의 명분과 공급 흡수 효과가 크기 때문에 수에즈 운하가 정상화되더라도 선사들이 현재의 항로를 예전으로 변경할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이라며 "불황 속 찾아온 단기 사이클로 당분간은 운임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해상운임이 다시 한번 급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기 자동차부터 해상 크레인 등을 포함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180억 달러(24조 4332억원) 규모의 새로운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이번 결정을 비난하며 중국은 자국의 권익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과거 트럼프 정부 시절 2018년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중국과의 분쟁으로 해상운임이 160% 급등한 바 있다. 이에 업계는 해상운임 상승이 반복될 것으로 관측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행보는 해상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고 추후 무역분쟁으로 확대되면 미중 갈등으로 인한 해상운임 급등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며 "현재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할 때 모두 운임 상승 쪽으로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HMM 2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훨씬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