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내가 3선에 도전하기 위해 정관을 바꾸는 게 아니다. 나는 제외해도 괜찮으니 다른 체육단체장 연임 제한 규정은 바꿔야 한다. 문체부가 수정 제안을 승인해주기 바란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체육회 정관 개정안에서 자신의 연임을 제외한 수정안 승인을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4일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 체육단체장 연임 재한 규정 삭제를 골자로 한 정관 개정안을 가결하고 있다. [사진=대한체육회] 2024.07.04 zangpabo@newspim.com |
대한체육회는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임시 대의원 총회를 열어 지난달 31일 이사회에서 의결한 체육 단체장 연임 제한 규정 삭제를 골자로 한 정관 개정안을 일부 수정해 가결했다.
현 정관에 따르면 체육회장을 포함한 임원은 4년 임기를 마친 뒤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3선에 도전하려면 체육회 산하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 규정에 대해 체육인들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란 불만이 많았다. 지방체육회와 종목단체의 경우 임원 인력풀이 부족해 회장을 모셔오기 급급한 실정이다. 비상근, 무보수, 명예직인 체육단체장이 오히려 예산 출연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연임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제약이라는 의견이다.
이에 체육회는 이번 개정안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사 절차를 없애 연임 제한 걸림돌을 치워버렸다. 체육회 정관이 바뀌면 회원종목단체와 시도체육회, 시군구체육회 정관도 바뀌어 체육단체장 임기 제한은 완전히 사라진다.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임시 대의원 총회. [사진=대한체육회] |
이사회 의결에 이어 대의원 총회가 정관 개정안을 가결함에 따라 이제 문체부의 승인 여부만 남았다. 그러나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2일 체육 분야 간담회에서 "정관 개정안을 절대 승인하지 않겠다"고 이미 밝힌 상태이다.
이에 이기흥 회장은 "나를 제외한 나머지 체육단체장만이라도 연임 제한 규정을 없애달라"고 총회 현장에서 바로 정관 개정안 수정을 제안해 동의를 받았다.
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에 열리는데 이미 한 차례 연임을 한 이기흥 회장이 3선에 도전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된 그는 공교롭게도 내년 1월에 위원 정년인 70세를 맞이하게 된다.
이기흥 회장은 문체부가 지방 체육회에 예산을 직접 교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유인촌 장관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체육회가 수천 억 예산을 맘대로 쓴다는 건 잘못된 얘기"라며 "문체부와 협의해 승인을 받아 사용해왔다. 문체부의 수시감사, 감사원 감사, 국정감사를 받는 상황에서 체육회 독자로 사용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 회원들이 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 앞에서 체육단체 임원 연임 제한 폐지를 주장하며 침묵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대한체육회] 2024.07.04 zangpabo@newspim.com |
체육회 대의원들은 문체부의 예산 직접 집행은 국민체육진흥법을 어긴 것이며, 대한체육회와 회원단체를 이간질하려는 문체부의 직권남용이라고 반발했다.
지난달 26일 파리 올림픽 D-30일 행사 중 유인촌 장관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한 이 회장은 "체육 정책의 미래 지향적인 발전 방향을 논의하고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려면 유 장관이 토론회에 나와야 한다"며 다시 토론을 요청했다. 이어 "파리 올림픽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국가스포츠위원회 설치 등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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