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노·사가 내년 최저임금(시급) 최초안을 제시했다. 노동계는 올해(9860원)보다 27.8% 인상한 '1만2600원'을, 경영계는 올해와 같은 '동결'을 주장했다. 양측 간 격차는 2740원이다.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에서 노사는 내년 최저임금 최초안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4.07.09 jsh@newspim.com2024.07.09 jsh@newspim.com |
먼저 노동계는 올해보다 27.8% 오른 '1만2600원'을 최초안으로 제시했다. 노동계는 지난해 회의에서 최초안으로 1만2210원을 제시한 바 있는데,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올해는 390원 더 높여잡았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09시간 기준 263만3400원이다.
반면 경영계는 예년과 같이 '동결'을 최초안으로 제시했다. 양측 간 격차는 2740원으로, 이를 좁혀가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올해 최저임금 회의의 관건은 최저임금 1만원 돌파 여부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40원(1.4%)만 올라도 1만원을 돌파한다. 1988년 최저임금 제도 시행 이후 인상률이 2% 아래로 내려간 경우는 2021년(1.5% 인상) 한 차례밖에 없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노사 양측은 '업종별 차등적용' 결정 과정에 발생한 문제점을 놓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노동계는 앞선 8차 전원회의에 불참한 경영계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경영계는 업종별 차등적용 투표 과정에서 일부 불법행위가 발생한데 대해 반발하며 회의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경영계는 이날 회의에서도 업종별 차등적용이 부결된데 대해 유감을 표하며, 공익위원들에게 명확한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먼저 발언에 나선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지난 8차 전원회의가 사용자위원의 집단 불참으로 정상 개최되지 않은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미 법정 심의 기한을 훌쩍 넘긴 상황에서 최저임금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노동자의 절박한 심정을 무시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최저임금 심의가 온전히 진행될 수 있도록 촉구하며 "앞으로 회의에서는 최초 요구수준이 반드시 제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열악한 주거 환경과 노동 환경에 놓인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최저임금이 비혼 단신 가구 생계비조차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은 실질 생계비와 맞춰져야 하며, 가구당 실태 생계비를 기준으로 설정돼야 한다"면서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최저임금 인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2024.07.09 jsh@newspim.com2024.07.09 jsh@newspim.com |
반면 경영계를 대표해 발언에 나선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이 중위임금의 60%를 넘어섰으며, 이는 G7 국가의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최저임금이 사업주의 지불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높게 설정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저임금 수준은 동결이나 한계업종 기준으로 설정돼야 한다"면서 "시장 수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업종별 구분적용 부결에 유감을 표하며 "업종별 구분적용 부결에 명확한 근거를 요구하고 싶다"고 공익위원들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구분적용이 무산된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은 매우 취약하다"며 "저임금 근로자보다 더 취약한 노동시장 외부자의 고용기회 확대를 위해서도 최저임금 동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