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삼성전자 노조에 이어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가 10일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재계의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노조의 강경한 파업 노선과 관련해 기업의 대외 신인도 하락 등을 우려하고 있다.
◆ 금속노조, 노란봉투법 입법화·尹정권 퇴진 주장하며 총파업
재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최대 산별노조인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은 이날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앞을 비롯해 전국 11개 지역에서 6만여명이 참여하는 총파업 결의대회도 진행한다.
노란봉투법 입법화(노동조합법 2·3조 개정)와 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금속노조는 오는 13일 2차 총파업도 예고한 상태다. 16일 사용자협의회와 예정된 교섭이 결렬되면 또 다시 총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금속노동자 결의대회 모습 [사진=뉴스핌 DB] |
당장 재계는 이번 금속노조의 총파업이 불법 정치파업이라는 입장이다. 전날 경총은 "이번 파업은 법 개정과 정권 퇴진 등 정치적 요구를 목적으로 내세운 불법 정치 파업"이라며 "지난해 불법 파업을 강행한 노조가 반복적으로 불법 파업을 벌이며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가 주장하는 노조법 개정은 가뜩이나 노조 쪽으로 쏠려있는 노사관계 힘의 균형을 무너트려 혼란에 빠트릴 우려가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창사이래 첫 파업에 돌입한 삼성전자 노조는 11일부터 무기한 파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황 회복기에 노조의 파업으로 자칫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온다.
◆ 삼성전자 노조, 11일부터 무기한 파업..."대외 신인도 하락 우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에 따르면, 전삼노는 지난 8일부터 사흘간 1차 파업을 벌인 뒤 오는 15일부터 5일간 2차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를 수정해 1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나서기로 했다. 전삼노측은 "1차 파업 기간 사측이 어떤 대화도 시도하지 않아 곧바로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사측에 노동조합 창립휴가 1일 보장, 전 조합원 평균 임금 인상률 3.5%, 성과급 제도 개선,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합원을 향해선 "목표와 승리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여러분 결단이 필요하다"라며 집행부가 지침을 내리기 전까지는 출근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화성=뉴스핌] 윤창빈 기자 = 총파업을 선언한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8일부터 사흘간 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화성사업장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의 방식으로 쟁의 행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전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모습. 2024.07.08 pangbin@newspim.com |
전삼노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 가운데 24.8%(3만1000여명)가 참여하는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이다. 전삼노에 따르면 이번 총파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6540명으로, 이 가운데 반도체 설비·제조·개발(공정) 직군이 5211명(79.6%)이다.
전삼노가 밝힌 이번 총파업의 목적은 반도체 생산 차질이다. 전삼노는 "반도체 공장 자동화와 상관없이 설비·점검 등 관련 인원이 없으면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사측은 "현재까지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고, 공장 라인도 정상 가동중"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핵심 메모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주도권을 경쟁사에 빼앗기고 지난해 외환위기 이후 첫 반도체 감산을 단행하는 등 초격차 기술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의 파업은 글로벌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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