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검찰이 약물에 취해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운전자에게 프로포폴 상습 투약 혐의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균 판사는 11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신모(29) 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고 신씨 측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함에 따라 변론을 종결했다.
서울 강남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뇌사상태에 빠트린 신모 씨. [사진=뉴스핌DB] |
검찰은 신씨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1231여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신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진료를 빙자해 수면마취제를 상습 투약한 것이 마약류관리법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듣고 투약 사실을 전부 인정한 점을 참작해달라"며 "병원이 아닌 곳에서 투약받거나 의사 처방 없이 투약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이 약물에 취한 상태로 운전해 발생한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은 이상 추가로 발생한 범죄에 대한 죄책까지 다시 지게 된다면 실질적으로 이중처벌을 받는 것"이라며 "피고인은 이미 지난해 발생한 교통사고로 사회적으로 매장됐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신씨가 수면마취제를 투약하기 위해 필요 없는 피부 시술을 한 것은 아니라며 최대한 선처를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신씨는 최후진술에서 "병원에서 피부 관리를 받으며 주기마다 수면마취를 받다보니 수면장애와 불면증이 나아지는 것 같아 의존성이 생겼고 중독됐다"며 "제 잘못으로 가슴 아프게도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러 고인께 직접 사죄드릴 수 없기에 유족에게 사죄드렸고 감사하게도 용서받고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 죄를 뉘우치고 잘못을 반성하면서 살겠다. 단약하며 약물과 관련된 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 판사는 오는 26일 예정된 신씨의 교통사고 사망 사건 항소심 결론을 본 뒤 다음 달 22일 선고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앞서 신씨는 2022년 6월부터 이듬해 8월 2일까지 14개 의원에서 총 57회에 걸쳐 소위 '병원 쇼핑'의 방법으로 프로포폴 등 수면마취제를 상습 투약하고 그 과정에서 타인 명의를 도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신씨의 마약류 상습 투약 범행은 그가 지난해 8월 2일 의사 염모 씨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 한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한 뒤 뺑소니 사망 사고를 내면서 드러났다.
검찰은 신씨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했고 1심은 검찰 구형량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도 신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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