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사회

[기고] 초고령사회의 대응과 임금체계 개선

기사등록 : 2024-07-13 08:01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법무법인(유) 화우 김대연 변호사

초저출산과 초고령사회라는 한국의 극단적 인구구조는 이제 외면할 수 없는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2023년 11월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25년 기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20.3%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노동력 공급 감소, 재정 부담 증가 등으로 이어지면서 경제성장과 분배 모두를 저해할 위험성이 있다. 또한, 심각한 노인 빈곤율은 초고령사회에서 고령자들이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할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대연 변호사[사진=화우] 2024.02.02 peoplekim@newspim.com

초고령사회로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년연장이 논의되고 있다. 한국노총은 2023년 8월경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과 연계한 정년연장을 위한 고령자고용법 및 관련 법률 개정에 관한 청원을 개시하였고, 위 청원은 같은 해 9월경 국회에 회부되었다.

입법을 향한 요구 이외에도, 대기업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단체교섭 의제로 정년연장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일본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들도 직접적으로 고용의무 또는 취업기회 확보에 노력할 의무를 부과하거나 간접적으로 공적 연금의 수급개시 연령을 상향하는 조치를 취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정년연장 논의가 불가피한 측면은 분명히 있어 보인다.

그러나 정년연장만으로 초고령사회의 문제가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는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국회가 2013년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개정을 통해 근로자의 정년 하한을 60세로 정하였지만, 2022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실제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하는 나이는 49.3세이고 절반 가까이는 비자발적으로 퇴직한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추적하다 보면, 결국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연공급적 임금체계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연공급적 임금체계 하에서는 근로자의 근속기간이 길어질수록 그가 제공하는 생산성보다 더 많은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하여 고령근로자들을 희망퇴직 등으로 조기에 은퇴하게끔 할 유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임금피크제 또한 연공급적 임금체계가 유지된 상태에서 기업이 정년 연장을 감내할 수 있도록 인건비 부담을 경감하는 임시방편적 성격이 강하고, 그 자체로 한계가 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동안 삭감하는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하는 연령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하였는데,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대한 판단임을 감안하더라도 연공급적 임금체계라는 전제까지 살펴보아야 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사실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노동정책에서 단순한 정년연령의 연장보다는 그 기초를 이루는 임금체계에 대한 합리적 검토 및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 대해 많은 지적이 이루어져 왔다.

이미 고용노동부는 2023년 1월경 제4차 고령자 고용촉진 기본계획에서 향후 정책 방향을 '임금체계 개편과 연계한 계속고용'으로 정립하였는데, 사회적 대화를 통해 수용성을 높이면서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초고령사회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단편적인 접근보다는 전체적인 노동시장의 발전이라는 차원에서 적절한 방안의 모색이 검토되고 추진되어야 한다. 

 

법무법인 화우 김대연 변호사

2015-현재 법무법인(유) 화우
2020 호주 Melbourne University (LL.M.)
2015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박사수료)
2012-15 공익법무관
2012 제1회 변호사시험 합격
2012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2009 고려대학교 법학과
2005 명덕외국어고등학교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peoplekim@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