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여성용 속옷(팬티)에서 방광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발암물질인 아릴아민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6월 11일부터 7월 11일까지 약 1개월간의 해외직구 온라인 플랫폼 판매제품 330건에 대한 안전성 검사 결과 속옷 1건에서 발암물질인 '아릴아민'이 검출되고 네일·립스틱·블러셔 등 화장품과 법랑그릇 등 총 20건에서 국내 기준치를 초과하거나 맞지 않는 제품이 나왔다고 18일 밝혔다.
검사 제품은 총 330건으로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에서 판매 중인 식품용기 140건, 화장품 89건, 속옷 등 의류 59건, 위생용품 42건에 대해 검사한 결과다. 이번 330건 중 유해 항목 선별검사는 159건, 전 항목 검사는 171건 이뤄졌다.
알리, 쉬인에서 판매하는 기준 초과 화장품과 속옷 [사진=서울시] |
검사 결과 쉬인에서 판매되는 속옷(여성용 팬티) 1건에서 발암물질 '아릴아민'이 국내 기준치(30mg/kg)의 2.9배를 초과한 87.9mg/kg이 검출됐다.
아릴아민은 의류 염색에 사용되는 화학 염료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아릴아민 화합물은 방광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피부와 직접 접촉하는 속옷에서 검출된 것은 심각한 문제다.
화장품은 총 14건이 국내 기준을 초과하거나 맞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립스틱의 경우 알리와 쉬인에서 판매된 제품 2건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됐으며 블러셔는 알리 판매 제품 2건에서 황색포도상구균과 총호기성생균이 검출됐다.
황색포도상구균은 병원성 세균으로 피부에 감염된 경우 발진, 아토피피부염 등 다양한 피부감염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호기성생균은 생균수가 높다고 반드시 병원성 미생물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호기성 생균수가 높으면 화장품 성분을 분해하거나 변질시킬 수 있어 제품 효과가 떨어지고 사용기한이 단축될 수 있다.
제품 성분만 문제 있는 것이 아니다. 립스틱 2건·블러셔 2건·파운데이션 3건은 표기량에 비해 제품 내용량이 최소 7%에서 최대 23%까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가격이 저렴한 만큼 양도 부실했다.
네일 제품의 경우 알리와 쉬인에서 판매된 제품 4건에서 국내 기준치(10㎍/g)의 최대 97.4배가 넘는 '니켈' 974.2㎍/g 과 국내 기준치(100㎍/g)를 1.6배 초과한 '디옥산' 167.8㎍/g이 검출됐다.
니켈은 알레르기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하는 대표적 금속 물질로 장기간 노출되면 만성 피부염이나 천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디옥산은 화장품 재료를 부드럽게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인데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 발암 가능물질로 장기간 노출 시 간·신장 독성을 유발하거나 신경계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테무, 알리에서 판매하는 기준 초과 법랑 [사진=서울시] |
아울러 지난 6월 4일 식품용기 검사에서 법랑그릇 1건에서 카드뮴이 기준치를 초과함에 따라 동일 재질 제품 60건을 검사한 결과 알리와 테무에서 판매된 법랑그릇 5건에서 국내 기준치(0.07mg/L)의 최대 97.4배를 초과한 '카드뮴'과 국내 기준치(0.8mg/L)의 최대 7배를 초과한 '납' 이 검출됐다.
카드뮴은 보통 호흡기와 소화기를 통해 인체에 축척 되며 장기간 노출 시 골연화증, 신장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고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 납 또한 안전기준 이상 노출 시 주로 신경계에 영향에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어린이의 지능·인지기능 발달 지연과 임산부의 조산 위험을 증가시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검사 결과 국내 기준을 초과하거나 맞지 않는 20개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기관과 해외 온라인 플랫폼사에 판매 중지를 요청해 상품의 접근을 차단할 예정이다.
안전성 검사 결과는 서울시 누리집과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누리집에서 확 인 가능하다. 해외 온라인 플랫폼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나 불만 사항은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 핫라인(02-2133-4896) 또는 120 다산콜로 전화하거나 전자상거래센터 누리집으로 문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태희 시민건강국장은 "피부에 직접 닿는 속옷, 화장품과 식품용기에서 발암물질과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된 만큼 제품 구매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서울시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안전성 검사를 통해 시민 등 소비자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