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가 나서 '중소기업 IPO명가' 입지를 다지겠다고 공언했지만, IBK투자증권의 상반기 IPO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반등이 절실해진 IBK투자증권 측은 기업공개(IPO) 부서의 인사 단행을 실시해 하반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IPO 실적은 480억원으로, 이는 전체 25개 증권사 중 1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하지만 SK증권·상상인증권 등 상장을 주관한 기업 수가 0건에 해당하는 증권사 10개 사를 제외하면 IBK투자증권보다 IPO 실적이 낮은 곳은 단 4곳에 불과하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4.07.22 stpoemseok@newspim.com |
상장 기업 수도 하향세다. 올해 IBK투자증권이 주관한 상장사 수는 2개 사인데, 이는 2021년(4건)·2022년(4건)·2023년(5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상장 청구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애초 IBK투자증권은 서면 간담회를 통해 청구 건수 기준으로 코스닥 9건·코넥스 7건이 목표라고 밝혔는데, 지난 22일까지 IBK투자증권을 통해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곳은 원포유 한 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5건을 기록했던 스팩(SPAC) 합병 상장도 올해는 에스피소프트가 IBKS제19호스팩과 합병 상장한 것 외엔 뚜렷한 실적이 없다.
이러한 IBK투자증권의 IPO 실적 부진에는 중소기업과의 네트워크에만 치중한 안일한 전략 탓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IPO 시장에는 기업간 네트워크 외에도 증권사의 거래량 등 따져야 할 측면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중소형사 관계자는 "IBK투자증권이 겉으로는 중소기업의 상장에 특화된 증권사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상장을 준비하는 회사는 상장주관사의 서비스 뿐만 아니라 공모주의 거래량도 신경 쓴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상장을 준비하는 회사들이 IBK투자증권을 외면하는 이유는 IBK투자증권을 통해 공모주에 투자하는 고객 수가 적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IPO 시장 공략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IBK투자증권은 IPO 부서에 대한 적극적 인사 배치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달 초 IBK투자증권은 하반기 인사를 단행했는데, IPO 부서에서는 전기환 SME Solution 부문 IPO본부장과 이상훈 IPO2부 차장이 신규 승진했고 이기홍 IPO1부장이 신규 보임 조치 됐다. 이는 조정민 IPO2부 차장의 신규 보임이 유일한 IPO부서 인사 조치였던 작년 말 정기인사와 대조된다.
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IPO 부서에 임원급을 포함해 인사가 두세명씩이나 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적 개선이 절실해진 IBK투자증권이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 부서는 전체 증권사 측면에서 보면 작은 부분"이라며 "보통 차장, 과장급이 아닌 부장 이상의 임원급 인사가 나는 경우는 잘 없다"고 밝혔다. 동시에 "IBK투자증권이 실적을 높이기 위해 이번 인사 때 IPO 부서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중소형사 관계자도 "한국거래소가 상장예비심사 기간을 단축시키겠다고 밝히는 등 하반기 IPO 시장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IBK투자증권은 이 시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할 것"이라고 전했다.
IBK투자증권 측 관계자는 "이번 인사를 통해 IPO 부서에 힘을 실어준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며 "다만 회사 내부적으로 IPO 부문을 강화하는 기조는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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