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윤채영 김가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및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 개정안)을 과반 단독 표결로 통과시키려 하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대응하겠다고 나섰다. 4박 5일간의 필리버스터로 여야의 대치가 예고된 상황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주 자신이 제시한 '방송4법 중재안'이 거부된 데 대해 "상황 변화가 없다면 본회의 부의된 법안을 내일부터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본회의 상정 의사를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16일 오후 국회 의장실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우 의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2024.07.16 leehs@newspim.com |
우 의장의 의지대로 25일 본회의에 방송4법이 상정되면, 국민의힘은 즉시 필리버스터를 강행할 계획이다. 이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를 24시간마다 끝내고 법안을 1개씩 순서대로 처리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원내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방송4법, 노란봉투법,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6개 법안에 필버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는 방송4법만 본회의에 부의된 상황이지만, 국민의힘은 본회의 당일 야당이 법사위를 열어 노란봉투법과 민생지원금을 통과시킬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한다는 것이다.
다만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본회의 당일 긴급하게 법사위를 열어 두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은 낮다. 현재 두 법안은 법사위 전체회의에 계류돼 있어 본회의 처리 대상이 아니다.
야당이 이날 노란봉투법과 민생지원금을 통과시키지 않은 데는 여야 합의를 우선한다는 배경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으로서 가급적이면 여야가 잘 원만하게 합의해서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민주당은 또 방송4법을 대상으로한 필리버스터만 해도 4박 5일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추후 전략을 짜기 위해 이를 피하려는 방법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법사위는 이날 민생 법안들은 계류하는 대신 쟁점 법안인 '김건희 특검법'과 '한동훈 특검법'은 안건으로 상정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야당 의원들 과반 단독 표결로 향후 관련 청문회와 공청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25일 본회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국회로 돌아온 '채해병 특검법'도 재표결 될 전망이다. 우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안건으로 제출되어 있기 때문에 처리하는 게 맞다"며 "올려진 안건은 다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표결로 통과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 재의요구된 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다시 의결된다. 야권이 모두 찬성표를 행사하더라도, 국민의힘에서 8표가 이탈해야 가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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