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어제까지도 믿고 물건을 팔다가 오늘부터 통화가 안 돼서 무작정 본사로 찾아왔다. 1억4500만원 정도가 받을 돈인데 직원이 10명가량 있는 작은 회사라 이 돈을 못 받으면 회사 문을 닫아야 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티몬 정산 지연 사태가 지속되며 셀러(판매자)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티몬에서 명품 가방, 주얼리 등을 판매하는 박지만 대표(53)는 이날 강남구에 위치한 티몬 본사 앞에서 뉴스핌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앞. 창문에 블라인드가 모두 내려져 있다. 2024.07.24 whalsry94@newspim.com |
그는 "티몬에서 행사를 6월, 7월에 크게 했는데 6월, 7월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5월까지는 정산이 됐다"며 "6월, 7월에 갑자기 현금 사는 사람에게 10% 이상 할인해주는 등 해서 '왜 그렇게까지 하나' 생각했는데 뻔히 (회사 사정이) 어려운 걸 알고 현금이 많이 필요해서 행사를 개최했나 이런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현재 티몬, 위메프의 후폭풍은 각종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상품권 업계에서는 포인트 전환 등을 중단했고, PG(결제대행업체)사 또한 전원 철수했다. 은행권에서는 셀러를 대상으로 한 선정산대출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티몬, 위메프에서 대금을 지급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 업계가 모두 사태에서 발을 빼며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여름휴가 기간과 겹쳐 소비자들의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가평의 한 해양레저시설을 예약한 소비자 A씨는 "환불 완료라고 뜨지만 계좌 정보를 입력하면 오류가 난다"며 "식사권까지 합쳐 40만원 넘게 결제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앞. 문이 굳게 닫혀 있고 불도 모두 꺼져 있다. 2024.07.24 whalsry94@newspim.com |
일반 소비자와 달리 막대한 금액을 들여 물건을 사입하고, 플랫폼을 통해 판매하는 셀러들의 경우 피해 규모가 훨씬 크다.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파트너사는 6만개에 이르는데, 이를 정산받지 못할 경우 줄도산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은행권에서의 선정산대출 중단으로 셀러들은 당장 빚더미에 앉을 위기에 처했다. 티몬, 위메프의 경우 SC제일은행과 국민은행이 '셀러론'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현재 두 곳 모두 대출을 멈춘 상태다. 통상 규모가 큰 셀러의 경우 은행에서 플랫폼을 보증으로 세워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는다. 셀러론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미리 대출을 받았던 판매자들이 대금을 못 받아 빚을 떠안게 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전날, SC제일은행은 그보다 앞서 셀러론을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판매자들은 현재 미수금 정산을 기다리는 동시에 집단 소송 참여를 안내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법무법인 문의를 마친 상태이며, 소송비용을 줄이기 위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등으로 셀러를 모집하고 있다.
화가 난 셀러들은 이날 급한 마음에 본사 앞까지 찾아오기도 했다.
이날 박 대표 외 상품권을 판매하는 회사의 전무로 근무하는 이모(55)씨 또한 취재진과 만나 "18일까지 돈이 들어왔는데 19일 이후부터 안 들어왔다. 지금까지는 3~4000만원 정도 손해인데, 앞으로 안 들어올 것까지 하면 1억이 넘는다"며 "실무자들은 해결이 될 거라고 하는데 오면 책임자급이라도 만날 수 있을까 해서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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