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HD현대가 인수한 STX중공업이 'HD현대마린엔진'으로 새단장을 마쳤다. HD현대는 대형부터 중소형, 발전용 엔진을 아우르는 글로벌 선박 엔진 3사를 갖추면서 본격적인 친환경 엔진 사업에 뛰어들 전망이다.
◆엔진 부품부터 선박까지 수직 계열화 나선 HD현대
30일 STX중공업은 오전 열린 주주총회에서 'HD현대마린엔진'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초대 대표이사로 강영 HD현대중공업 사장을 선임했다. HD현대마린엔진의 주요 사업은 선박용 엔진 사업이다.
또한 자회사로 선박용 크랭크 샤프트(선박 추진 부품)를 제조하는 한국해양크랭크샤프트(KMCS)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인수로 엔진 기술뿐 아니라 부품 제조 역량까지 확보하게 됐다.
HD현대는 이번 인수의 목적으로 선박 엔진 부품의 국산화와 원가 경쟁력 향상을 꼽았다. HD현대마린엔진은 디젤엔진, LNG가스엔진, LPG가스엔진 등 다양한 선박엔진 생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선박에 대한 수요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 역량과 HD현대마린엔진의 점유율을 합쳐 선박 글로벌 선박 엔진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게 됐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선박 엔진 최적화 기술이 적용될 3800CEU급 자동차운반선 NEPTUNE PHOS호.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
◆이중연료 엔진 등 친환경 선박 엔진 역량 강화
HD현대마린엔진이 보유하고 있는 친환경 선박 엔진에 대한 역량도 높이 평가된다. 친환경 선박에는 석유와 LNG를 함께 쓰는 '이중연료 엔진'이 들어간다.
이중연료 엔진은 기준 석유엔진 가격보다 높다. 암모니아와 같은 친환경 엔진 역시 디젤 엔진 대비 30~40%까지 비싼 가격을 자랑한다. HD현대마린엔진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LNG 운반선에 들어가는 이중연료 소형 엔진을 국산화한 경험이 있다.
HD현대마린엔진이 보유한 영업망 활용도 기대할 수 있다. 세계 1위 선박 엔진 만(MAN) 에너지 솔루션과 중국의 시아멘시앙유 그룹 등이 해외의 주요 매출처이며 국내에선 케이조선, 대선조선 등에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HD현대마린솔루션의 에프터마켓(AM) 사업과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MAN과는 기술 제휴를 통해 대형 엔진 및 가스엔진 생산 기술을 공유하는 파트너사로서 자리매김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생산 능력은 선박용 엔진이 50만 마력, 터보차저가 175개인데 실제 가동률은 34%, 25% 정도로 최대 생산 능력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
HD현대마린엔진의 매출은 선박엔진용 엔진과 터보차저에서 발생하며 2023년 2분기를 기점으로 수출 매출이 내수를 뛰어넘으며 글로벌 점유율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마린엔진과의 시너지를 위해 HD현대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아우르는 선박 엔진 생산 포트폴리오 재편에도 나섰다. HD현대는 대형 선박 추진용 엔진을 생산하는 HD현대중공업 아래 중소형 선박 추진용 엔진 제조사인 HD현대마린엔진, 발전용 엔진 제조사 HD현대엔진을 두면서 3사의 수직 계열화를 공고히 했다. 3사의 기술공유를 통해 친환경 엔진 설계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유통망을 공유, 수출 판로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친환경 엔진 기술은 조선산업의 탈탄소 에너지 전환을 주도할 핵심 동력"이라며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선박 엔진 시장에서 리딩기업의 지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현대는 31일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구주 매수 및 신주 유상증자를 통해 STX중공업 지분 35.05%를 확보하면서 모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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