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1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5.25%에서 5%로 낮췄다. 영국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한 때 10%가 넘을 정도로 치솟던 인플레이션이 최근 당국의 물가 안정 목표인 2%로 떨어진 뒤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모습.[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란은행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고 위원 9명 중 5명의 찬성으로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낮춘 5%로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 2008년 4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던 고금리는 1년만에 한풀 꺾이게 됐다.
영란은행은 천정부지로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2021년 12월부터 14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작년 9월 인상을 멈추고 올 6월까지 7 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한 뒤, 이번에 금리 인하에 돌입했다. 영란은행이 금리 인하 조치를 취한 것은 지난 2020년 3월 경기 부양을 위해 사상 최저인 0.1%로 낮춘 이후 처음이다.
영국이 이번에 금리를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물가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폭등세를 거듭해, 지난 2022년 10월엔 11.1%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후 인플레이션이 둔화됐다. 영국의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5월과 6월 연속으로 2.0%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동결로 결정이 난 지난 6월 통화정책위 회의에서도 일부 위원들이 기준금리 인하 주장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영란은행이 올해 중 추가 금리에 나설 것인지에 대해선 미지수란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번 통화정책위 회의에서도 위원 4명은 동결을 주장했다고 한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간발의 차로 결정이 됐다"면서 "이는 인플레이션의 압박이 충분히 완화되었는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물가인상률이 정책 목표인 2%선까지 내려오긴 했지만, 이 수준이 계속 지켜질 수 있을지에 대해선 누구나 확신할 수 있을 정도의 통계와 믿음이 아직 자리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이날 "앞으로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해야 하며, 금리를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많이 인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란은행 통화정책위 회의는 오는 9월과 11월, 12월 등 세 차례 더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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