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지난해 플랫폼종사자가 10% 이상 급증했다. 특히 IT서비스와 교육·상담서비스 종사자들은 대폭 늘었다.
반면 배달·운전기사는 5.5%(2만8000명) 줄었고 가사·돌봄 인력도 1000명 이상 감소했다. 플랫폼종사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특히 맞벌이 확산, 노령인구 증가 등으로 돌봄 수요가 늘고 있는데도 가사·돌봄 인력은 오히려 줄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한국을 빠져나간 조선족 가사·돌봄 인력이 돌아오지 않고 있는 데다, 가사·돌봄 인력 고령화에 따른 은퇴 이슈도 맞물려있다. 현재 추세라면 인력 감소세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가사·돌봄 종사자 1년새 1000 감소…고용부 "적정 인력수급 필요"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5일 발표한 '2023년 플랫폼종사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플랫폼종사자 규모는 88만3000명으로, 전년(79만5000명) 대비 11.1%(8만8000명) 증가했다. 지난 2021년(66만1000명)과 비교하면 약 33.6%(22만2000명) 늘었다.
[자료=고용노동부] 2024.08.05 jsh@newspim.com |
고용부 관계자는 플랫폼종사자 지속 증가 추세에 대해 "디지털 기술 발달 등 산업변화와 더불어 자유롭게 일하는 방식에 대한 선호 등에 따른 영향 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종사자는 배달앱이나 가사서비스 앱 등 플랫폼을 통해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사람을 말한다. 배달라이더나 택배기사, 가사·청소·돌봄 인력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도 주업형·부업형·간헐적 참가형으로 구분된다. ▲주업형은 플랫폼 일자리 수입이 전체의 50% 이상 또는 주당 20시간 이상 노동 ▲부업형은 플랫폼 일자리 수입이 전체의 25~50% 또는 주당 10~20시간 노동 ▲간헐적 참가형은 플랫폼 일자리 수입이 전체의 25% 미만 또는 주당 10시간 미만 노동을 말한다.
지난해 플랫폼종사자는 정보기술(IT) 서비스(141.2%) 및 전문서비스(69.4%) 분야 등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대로 배달·운전(-5.5%) 분야는 과거와 달리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세계적 유행 종료로 인한 배달 수요 감소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또 맞벌이 확산, 노령인구 증가 등으로 인한 돌봄 서비스 수요 증가 추세에도 가사·돌봄(-1.9%) 분야 종사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지역별고용조사와 유사한 결과를 보인다.
지난 4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지역별고용조사' 등에 따르면, 가사·육아도우미 취업자는 2019년 15만6000명에서 지난해 11만4000명으로 4만명 넘게 줄었다. 게다가 전체 취업자의 92.3%가 50대 이상일 정도로 고령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가사·돌봄 인력이 급격히 감소하는 이유에 대해 박보람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빠져나간 조선족들의 부재, 가사·돌봄 인력의 고령화에 따른 은퇴 시기 도래, 저출생에 따른 육아 수요 감소 등 여러 가지가 지목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정부는 가사·돌봄 분야에 적정 인력수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도입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을 도입해 내달 중 서울시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확대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법무부와 고용부는 외국인 유학생, 외국인 근로자 배우자 등에 대해 돌봄 서비스 취업을 허용하는 시범사업도 내달 중 추진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내달 중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법무부와 협의 중에 있다"면서 "시범사업 진행 후 문제점 등을 보완해 서비스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가사도우미 전용 비자 도입 필요성도 제기한다. 현재 정부는 필리핀·베트남·태국 등 17개 국가에서 고용허가제(E-9)로 외국인력을 도입 중인데, 기간에 제한이 있다 보니 인력 송출에 제한이 있다. 더욱이 이번 시범서비스는 6개월간 한시적으로 이뤄져 인력수급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 3명 중 1명 "수입 목적 플랫폼일자리 시작"…자유로운 근무환경도 장점
플랫폼일자리 시작 동기로는 3명 중 1명꼴로 '더 많은 수입(36.1%)'을 꼽았다. 이어 ▲일하는 시간·날짜 선택(20.9%) ▲직장·조직 생활이 안 맞아서(10.2%) ▲가사·학업·육아 등 병행 위해(7.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플랫폼종사자의 또 하나 특징은 여성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플랫폼종사자 중 여성의 비율은 29.6%(26만1000명)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2022년 25.8%(20만5000명)와 비교하면 1년 새 5만6000명 늘었다. 연령별로는 30대(28.7%)가 가장 많았고, 40대(26.9%), 50대(20.2%), 20대(13.8%) 순이다.
배달 라이더 모습 [사진=뉴스핌DB] |
일자리 형태별로는 주업형의 비율이 2022년에 비해 다소 감소(57.7%→ 55.6%)한 반면, 부업형(21.1%→21.8%) 및 간헐적 참가형(21.2%→22.6%)은 증가했다.
또 월 종사일 수(14.7일→14.4일)와 시간(일6.4시간→일6.2시간)은 다소 감소했다. 플랫폼 일자리를 통한 수입도 월평균 145만2000원으로, 2022년보다 1.2만원 줄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시간 및 주업형 비율의 감소 등이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자리의 애로사항으로는 ▲계약에 없는 업무 요구(12.2%) ▲건강·안전의 위험 및 불안감(11.9%) ▲일방적 계약 변경(10.5%) ▲다른 일자리 이동 시 경력 인정 곤란(9.7%) ▲보수지급 지연(9.5%) 순으로 응답했다.
권창준 고용부 노동개혁정책관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플랫폼 종사자가 앞으로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나, 불공정한 대우 등 여전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가칭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법률' 제정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표준계약서 마련, 쉼터 설치, 분쟁해결지원 등 종사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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