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공유 킥보드와 자전거 등으로 난폭 운전을 하는 이른바 '따릉이 폭주족'에 대해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지만 관련자 단속에 실패했다.
경찰이 대대적으로 단속에 나선다고 예고하자 이를 비웃듯 따릉이 폭주족은 당일 '우린 절대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6일 서울경찰청 교통안전과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4일 서울 성수~용산 일대에서 난폭 운전을 예고한 '따릉이 폭주 연맹(따폭연)' 단속을 위해 해당 노선에 경찰관기동대와 교통경찰 등을 배치했다.
따릉이 폭주족이 보행자 사이로 아슬아슬하게 운전하고 있다.[사진=따릉이 폭주 연맹 인스타그램 화면 캡처] |
우려와 달리 대규모로 집결해 난폭 운전을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단체로 무리 지어 폭주하는 행위는 없었다"라며 "별개로 인도에서 주행하거나 안전모를 미착용한 이용자에 대한 단속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은 이번 행동이 일회성인지 지속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 주목하겠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하게 일회성인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이런 행태가 일어날 건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의 대대적인 단속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규모로 산발적인 난폭 운전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따폭연 관련자가 잡히지 않으면서 공유 킥보드나 자전거로 보행자가 위협받는 상황은 계속될 전망이다.
따폭연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강남대로나 압구정 로데오 거리 등 유동 인구가 많은 보행 도로에서 보행자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뚫고 지나가는 영상 등을 올렸다.
최고 시속 25km까지 달릴 수 있는 킥보드가 보행자와 부딪히면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와 관련한 사고로 24명이 숨졌다.
지난 6월에는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는 산책하던 60대 남편과 아내가 뒤에서 달려온 전동 킥보드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집단 폭주 행위 자체도 도로교통법 위반으로밖에 처벌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산발적으로 1~2명이 난폭 운전을 일삼는 따릉이 폭주족은 단속도, 처벌도 피하기 쉽다.
현재 집단 폭주 행위 자체에 대한 처벌 근거 규정도 없는 실정이다.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범칙금 부과만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집단 폭주행위는 처벌 근거가 없다"며 "도로교통법 개정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소규모의 폭주는 현실적으로 모두 단속하는 게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소규모로 산발적으로 난폭 운전을 하는 것에 대해) 경찰이 일일이 단속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개인적으로 하는 걸 폭주 행위로 간주해서 단속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킥보드 공유업체는 공유 킥보드나 자전거가 난폭 운전에 이용되는 것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난폭 운전을 하는 이용자가 특정돼야 해당 아이디를 정지하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는데, 단속이 안 되니 후속 조치도 이뤄지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공유업체 관계자는 "아직 경찰로부터 협조 요청이 온 경우는 없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단속이 된다면 해당 아이디 삭제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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